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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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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낙동강사업, 홍수 예방 효과 있었나

태풍 산바에 범람 없었다
둔치 ‘부분 침수’ 아쉬웠다

  • 기사입력 : 2012-09-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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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오전 6시 10.8m의 최고 수위를 기록한 창녕함안보. 황하를 연상시키는 황톳물이 흘러가고 있다./전강용 기자/
    창녕군 길곡면 둔치에 조성된 친수시설인 노고지리 공원. 자전거길이 물에 잠겨 있다./전강용 기자/


    경남에 올 여름 태풍 3개가 내습했다. 낙동강 인근 농경지가 태풍 때마다 침수되는 등 재난에 무방비였다. 최근 10년간 홍수로 낙동강에서는 사망 212명, 이재민 5만3895명, 재산피해 6조7000억 원, 제방 붕괴 위험 등이 상존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마친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특히 낙동강 인근 농경지·가옥 등 침수나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낙동강 둔치 친수시설 일부는 물에 잠겼다.

    큰비 없이 강풍 영향이 컸던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과 달리 16호 태풍 ‘산바’는 경남에 평균 230㎜의 비를 퍼부었다. 4조2225억 원의 인적·물적 피해를 입혔던 2003년 9월 태풍 매미와 진행방향이나 속도, 강수량이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산바 상륙에 경남뿐 아니라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 매미·산바 비교= 태풍 산바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도내 평균 23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루사(2002년)에 이어 역대 태풍 중 피해액 2위를 기록한 태풍 매미(2003년)는 해일과 함께 마산항을 덮쳐 마산에서만 18명이 목숨을 잃고 전국적으로 130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피해를 냈다. 특히 남해군이 410㎜의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시우량이 89.5㎜에 달할 정도였다.

    산바도 도내 평균 시우량이 20~3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창녕함안보가 건설된 창녕군 길곡면 증산리 강우량을 보면 매미땐 214㎜, 산바는 209㎜를 각각 기록,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최대 유량은 매미가 초당 1만2500㎥, 산바는 초당 1만3000㎥으로 산바때 물 유입량이 더 많다.

    ◆창녕함안보 현장= 18일 오전 11시, 창녕함안보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거대한 황톳물이 흐르는 황하와 같았다.

    창녕함안보관리센터 김종정 씨는 “창녕함안보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강폭이 650m이며 고정보 폭이 550m로 나머지 100m가 친수공간으로 조성됐다”면서 “최고수위는 12.53m인데 오전 6시 10.8m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11시 30분 현재 10.56m로 점차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전 7시 30분부터 남강댐에서 초당 400t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고 경북 임하·안동댐은 아직 방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도착한 시각, 창녕함안보는 가동보 3개를 완전히 열어 물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었다.

    수위가 상승하면서 평소 고정보 수위 5~5.5m에 맞춰 설계됐던 둔치의 친수시설 중 낮은 곳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일대와 동읍 본포쪽은 친수시설 중 절반이 물에 잠겼고 창녕군 길곡면 일대 고지대는 자전거도로 등이 그대로 있었지만 낮은 쪽은 가로등 등 일부 구조물만 물 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비닐하우스에 난방장치로 사용하던 철구조물이 떠내려가는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하류로 흘러가고 있었다.

    태풍이 지난 화창한 날씨 탓인지 보를 구경하러 온 관람객이 40여 명이 이르렀다. 차량 행렬도 줄을 이었다.

    안복숙(61·밀양시 초동면 덕산리) 씨는 “보 준공 이후 두 번째 방문했다”면서 “엄청난 비와 태풍에도 끄덕없고 인근 지역에 침수나 재난 피해가 없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 창녕함안보에 가장 인접한 마을인 창녕 길곡면 오호리 신촌마을 이장 김종택(56) 씨는 “공사 이전에는 이 정도의 비가 왔다면 둔치에 있는 친수시설인 남지체육공원이 다 물에 잠겼다”면서 “올해는 물과 가까운 쪽 일부만 물에 잠겼고 대부분은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비에 공원이 거의 잠겼을 것’이라 생각하고 밖을 나왔는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준설로 3m 정도 모래를 걷어내고 둑을 3m 정도 높게 쌓았으며 둑에는 그라우팅 공법으로 시공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태풍에도 끄덕없다”면서 “이전에는 동네에 있는 배수지가 물에 잠겨 배수지 위 도로까지 강물이 범람했으나 올해는 배수지 바닥에만 물이 얕게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낙동강사업 이전인 태풍 매미때 창녕함안보 최대 홍수위는 13.17m인데 비해 이번에는 11.13m로 2.04m나 수위가 낮아지는 등 낙동강사업에 따른 홍수조절 기능이 입증됐다”면서 “낙동강 상류지역은 1~2m, 중류지역은 4~6m의 준설효과로 낙동강 수위 관측소의 경우 과거 동일 규모의 강수량과 이번 실제수위 측정값을 비교하면 최대 3.5m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병문 기자 bm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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