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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김해 율하천을 위협하는 황소개구리

  • 기사입력 : 2013-09-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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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원 초록기자(김해율하고 1학년)

    내가 다니고 있는 율하고 앞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뒤로는 율하천이 흐르고 있다. 집이 학교 근처에 있어 율하천을 따라 등하교도 하고, 저녁이면 한번씩 산책과 운동을 하면서 시원한 밤공기도 마신다.

    어느 날인가 율하천을 지나는데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웅웅”, “붕웅, 붕웅” 소리가 크고 특이해서 개구리 소리인지 아닌지 궁금했다. 근데 그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황소개구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율하천은 도시가 형성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하천으로 여기에 황소개구리가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천을 산책하고 개울도 깊지 않으며 주변에 많은 아파트와 주택상가가 밀집해 있어 ‘이곳에 어떻게 황소개구리가 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 황소개구리는 하천의 포식자로, 뱀도 잡아먹고 하천의 물고기를 싹쓸이한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생태계는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로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하다고 했는데 이렇게 포식자가 율하천을 지배한다면 매년 방류하는 은어도 볼 수 없을 것이고 작은 물고기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예전에는 황소개구리가 없었다고 한다. 살기 힘든 시절 식용 등의 목적으로 외국에서 들여와 키우다가 소득 증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자 일부가 방류되어 전국 하천에서 최상의 포식자로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했다. 배스나 뉴트리아도 이런 식으로 들어와 현재 우리 강이나 습지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왜 외래종을 들여오면서 우리에게 끼칠 피해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외래종을 들여오던 시대에는 황소개구리도, 배스도, 뉴트리아도 중요한 식량만 되고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미래에 환경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새삼 실감한다. 난 외래종 퇴치방법은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 하천에서 영역을 확대해 가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수많은 외래종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외래종을 퇴치하고 있는데도 황소개구리는 개울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더 가까운 곳까지 다가올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 더 적극적으로 퇴치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외래종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산천을 우리의 고유종에게 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날씨가 더워 많은 사람들이 율하천에서 물놀이를 한다. 천적이 없는 황소개구리가 어느 날 율하천 전체를 점령한다면 우리의 고유 물고기와 수중 생물이 없어지고 율하천은 개구리 천국으로 변해 물놀이터도 잃게 될지 모르겠다. 시원한 물장구의 추억을 잃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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