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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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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1) 제4화 돈이 많이 남는 장사 21

“왜 여기서 차를 세워요?”

  • 기사입력 : 2013-09-23 11:00:00
  •   




  • 송주희는 짧은 스커트에 노란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잠잘 곳이요.”

    “그럼 집으로 데려다 줄게.”

    “싫어요. 애인 두고 왜 집으로 가요?”

    송주희가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장대한은 송주희를 데리고 한탄강 쪽으로 갔다. 송주희는 차에 타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다. 장대한은 모텔로 갈까 하다가 강가에 차를 세웠다.

    “왜 여기서 차를 세워요?”

    송주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햇살이 좋은데 여기서라도 한숨 자.”

    장대한은 차에서 돗자리를 꺼내 강둑에 펼쳤다.

    “내 무릎을 베고 누워.”

    장대한은 송주희에게 무릎을 내주었다. 송주희가 그를 향해 생긋 웃더니 무릎을 베고 누웠다. 그녀는 거짓말처럼 금세 잠이 들었다.

    ‘인터넷 사업은 밤을 새워 하는구나.’

    장대한은 송주희를 내려다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송주희는 화장을 하지 않은 민얼굴이었다. 그런데도 피부는 윤기가 흐르고 입술이 예뻤다. 그녀가 손을 더듬어 장대한의 손을 잡았다. 장대한은 강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한탄강은 유장하게 흐르고 있었다.

    장대한은 강둑에 앉아서 많은 생각을 했다. 대부업에 진출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오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업은 금융업이기 때문에 잘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김정자의 얼굴도 떠올랐다. 만두 사업은 이미 포화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만두 사업을 하려고 했다. 음식은 결국 맛이었다. 어떤 맛을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송주희의 인터넷 쇼핑몰도 어떻게 보면 흘러간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어떤 분야든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 송주희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쇼핑몰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장대한이 김정자나 송주희에게 투자한 것은 그녀들의 의지 때문이었다. 사업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다. 상의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 주었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결은 서늘했다. 벌써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송주희는 두 시간 동안이나 잠을 잤다. 장대한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도 하고 아이템을 메모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은 그에게 컴퓨터나 다를 바 없었다. 좋은 기능을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사이에 해가 기울고 있었다. 가을이라 해가 짧았다.

    “잘 잤다.”

    송주희가 잠에서 깨어나 활짝 웃었다.

    “잘 잤으니 다행이네. 해가 기울어 좀 추웠을 거야.”

    “괜찮아요. 어디로 가요?”

    장대한은 송주희를 안고 키스를 했다. 송주희가 몸을 떨면서 그에게 안겨 왔다.

    “이제 저녁 먹고 집에 가야지.”

    “저녁 먹고 회사로 가야 돼요.”

    송주희가 돗자리를 접어 트렁크에 실었다.


    글:이수광 그림:김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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