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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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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36) 제4화 돈이 많이 남는 장사 76

“오늘 돌아올 거야?”

  • 기사입력 : 2013-12-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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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자는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닭강정 때문에 가는 거네.”

    “일도 하고 단풍 구경도 하면 좋잖아? 하루 종일 시장바닥에서 일하면서 평생을 보낼 필요는 없어. 인생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짧거든.”

    장대한은 고속도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윤자는 다소곳한 표정으로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도로에는 차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오늘 눈에 띄게 예쁘네.”

    장대한은 이윤자를 흘깃 돌아보면서 말했다. 여자가 청각에 자극을 받기 때문에 좋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장을 해서 그런 거야.”

    이윤자는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지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야. 정말 예뻐. 운전만 아니면 꼭 끌어안고 싶어.”

    “정말?”

    “정말이야. 내가 애인 하나는 잘 두었다고 생각해. 속살도 너무 좋아.”

    장대한은 너스레를 떨었다. 이윤자가 주먹으로 장대한의 어깨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오늘 돌아올 거야?”

    “어떻게 하고 싶어?”

    “가게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오늘은 어떻게 했는데?”

    “일을 도와주는 여자에게 맡겼어.”

    “맛을 똑같이 내나?”

    “소스나 양념을 내가 만들었으니까. 내일까지 쓸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을 만들기는 했어.”

    “잘했어.”

    장대한은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고속도로에도 나들이를 나가는 차량이 많았다. 그러나 아침 일찍이라 크게 밀리지는 않았다. 이윤자는 다시 차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밖으로 나오니까 정말 좋다.”

    이윤자가 차창으로 흐르는 단풍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여기는 아무것도 아니야. 제천 쪽은 눈이 시릴 걸.”

    “시장하지 않아?”

    “아침을 먹고 나왔어. 자기는?”

    “난 김밥을 말아가지고 왔어.”

    이윤자가 쇼핑백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이윤자는 아침도 먹지 않은 것 같았다.

    “맛 좀 봐.”

    이윤자가 김밥 한 덩어리를 장대한의 입속에 넣어주었다. 이윤자가 싸온 김밥은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았다.

    “어때?”

    “맛있어.”

    장대한은 김밥이 입안에 달라붙는다고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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