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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고 난방' 단속 첫날…"가뜩이나 안팔리는데…"

  • 기사입력 : 2013-12-16 16: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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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사하는 처지에서 당연히 불만 있을 수밖에 없죠. 문이라도 활짝 열어 놓아야 손님이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는데…."
    문을 연 채 난방기를 가동하는 영업장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1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영업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일부 상인들은 정부 규제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서울시·자치구 관계자 10여명은 명동 일대 에너지 사용제한 규정 위반 영업장 단속에 나섰다.

       이달까지는 과태료 부과 없는 계도·홍보 기간이며 다음 달 2일부터는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영업장은 위반 횟수에 따라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밀리오레 건물 인근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 홍보를 하던 한 여성 점원은 "갑자기 추워져서 난방을 하지 않으면 직원들도 온종일 버티기가 어렵다"며 "난방기를 끌 순 없으니 문을 닫는 대신 직원들이 교대로 밖으로 나가 손님들을 끌어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화장품 매장 점원도 "본사로부터 난방을 할 땐 문을 닫으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혹시라도 단속에 걸리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아 정부 지침을 준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명동 밀리오레 건물에서 명동 예술극장으로 이어지는 중심가의 화장품·의류 매장들은 대부분 모두 문을 닫은 채 직원 1∼2명이 매장 바깥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을 하고 있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난방기를 튼 채 여닫이 문을 활짝 열어놓거나 자동문의 자동 개폐 장치를 끄고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하다가 단속 공무원들이 들어가자 서둘러 문을 닫거나 "자동문이 고장났다"고 해명했다.

       단속 공무원들은 매장 직원들에게 에너지 사용 제한 규정을 적은 홍보 전단을 나눠주며 규정 준수를 부탁한 뒤 상점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날 중심가를 제외한 골목길 안 상점들은 난방기를 켠 채 여전히 문을 '활짝' 열어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명동 예술극장 근처 골목의 한 의류 매장 점원은 "이 일대는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상점들이기 때문에 단속을 나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매장이 더 많을 것"이라며 "옷을 바깥에 진열해놓아야 하는데 문을 닫고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소리냐"며 하소연했다.

       인근의 한 신발 매장 주인은 "여름에도 단속반이 구석구석 돌아다녔지만 사실 단속 공무원들 눈만 피하면 그때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요즘 장사도 되지 않는데 나라 걱정까지 할 새가 어디 있느냐"며 "일단 과태료를 내는 일이 없도록 지침에 따르되 상황을 봐서 '눈치껏' 영업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에너지관리공단 우영만 생활실천홍보실 부장은 "지난해에 비해 난방을 할 땐 자발적으로 문을 닫고 영업하는 매장들이 크게 늘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지금은 계도·홍보기간인 만큼 제재는 없지만 다음 달부터는 엄격하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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