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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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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해 노도, ‘유배문학’ 기행지로서 가치 있다

  • 기사입력 : 2013-12-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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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문소설 ‘구운몽’을 지은 서포 김만중(金萬重:1637~1692)이 유배생활을 했던 남해군 노도가 문학의 섬으로 조성된다. 남해군은 서포의 고뇌와 그리움이 짙게 밴 노도를 남도 특유의 유배문학과 결합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포의 문학과 삶을 기념하고 시인묵객들과 일반인들이 그의 체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로 다음 달부터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에 착수한다. 모두 150억 원을 들여 섬 전체 면적이 45만㎡인 노도의 6분의 1 정도인 7만2000㎡를 정비하는 이 사업을 통해 핵심시설인 서포문학관과 함께 ‘사씨남정기원’ ‘구운몽원’ 등 2곳의 테마공원이 들어선다. 작가들을 위한 창작실 3동과 민속체험관도 건립된다. 유배생활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서포문학관 주변에는 유배자의 거주공간을 제한하는 용도로 심은 탱자나무도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2015년 말에 공사가 완료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노도는 남해군 남면 홍현리 앵강만 너머에 있는 작은 섬이다. 서포가 3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다수의 문학 작품을 집필한 곳이다. 대사헌을 지낸 서포는 이곳 유배지에서 당시 정치상황을 빗댄 ‘사씨남정기’와 함께 ‘서포만필’ 등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문학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히는 한글소설 ‘구운몽’도 이곳에서 썼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서포가 이곳에서 구운몽을 집필했는지 아닌지는 지금 중요하게 다룰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남도의 유배문학이 갖는 의미를 형상화하고 함께 느껴볼 수 있는 모티프를 이곳에서 찾아보게 한다는 현실론적 접근법이다. 정쟁에 희생된 한 문호의 삶을 이런 유배지 테마를 통해 느껴볼 수 있게 하고 그의 문학과 문학사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노도는 이미 유배문학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섬이다. 경남은 물론 인근 부산 등지의 문학단체 회원들도 심심찮게 유배문학의 유적지로 노도를 찾는 것을 보면 유배문학 기행지로 손색이 없다. 남해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유배문학이라는 남해의 특징적인 테마를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시책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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