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촉석루] 우리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면- 윤흥두(함안 칠원고 교장)

  • 기사입력 : 2014-01-21 11:00:00
  •   


  •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모르는 사람은 있겠지만 바르셀로나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르셀로나에는 시민들이 구단주인 축구단 ‘FC바로셀로나’가 있고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12개의 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러 그곳으로 향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로셀로나를 가우디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의 건축물에 감동을 느끼는 것일까? 가우디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면 옥수수 모양의 하늘을 찌르는 듯한 첨탑, 물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곡선의 창문, 별을 연상시키는 천장, 섬세하게 조각된 벽면장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하게 만든다.

    특정 양식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지은 건축물은 가우디만의 예술작품을 탄생시켰고, 사람들은 그의 창의성과 건축 설계 능력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사실 가우디는 어릴 때 관절염을 앓아서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도 못했으며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자연과 깊이 교감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건축적 재능이 대대로 이어오는 독창성에 그 바탕이 있다고 말했다.

    가우디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주물공장을 운영했다. 그곳에서 아버지가 주물 다루는 것들을 직접 보면서 공간 인식능력, 세공 장식 등을 자연스럽게 익혔다는 것이다.

    가끔 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서 만들어지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교육에 불과하다. 좀 더 깊이 있게 나아가서 인간의 내면에 자유롭게 흐르고 있는 창의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좋은 교육이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미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능력에 귀를 기울여봄은 어떨까.

    윤흥두 함안 칠원고 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