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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K팝의 위상…'미뎀', 아시아에 주목

  • 기사입력 : 2014-02-02 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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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음악박람회 '미뎀(MIDEM) 2014'

    음반 레이블 씨엔앨뮤직의 이태윤 대표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국제음악박람회 '미뎀(MIDEM)'을 찾은 건 올해로 25년째다.

    씨앤엘뮤직은 클래식과 재즈·가요 음반을 제작 및 수입·수출하는 레이블로 이 대표는 개막일인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 전시관에서 종일 해외 음악 업체들과 릴레이 미팅을 했다.

    이 대표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의 80~90%가 미뎀에서 비롯된 것들"이라며 "이곳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클래식과 재즈 음반을 중심으로 국내외 유통을 했는데 점차 국내에서 발매된 K팝 음반을 찾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특히 일본과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데 그중 엑소 음반이 단연 '갑'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미뎀에서는 한국 전시관을 찾는 해외 음악 관계자들 중 비아시아계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 전시관 담당자는 "비아시아계 음악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과거에는 아티스트, 레이블에 관심을 뒀다면 올해는 작곡가 등 협업 대상과 방식이 확장됐고 장르도 한국의 팝 댄스뿐만 아니라 힙합, 레게로 다변화됐다. 지난해에는 싸이가 주목받으며 호기심이 컸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미뎀에서도 K팝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었다.

    ◇ 장르 다변화 등 K팝 수요 증가

    씨스타, 케이윌의 기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이사는 올해 미뎀을 처음 방문했다. 이탈리아, 브라질, 일본 등지 음악 업체들과 이메일로 사전 미팅을 잡고 참가했다.

    서 이사는 "이탈리아 프로듀서를 만났는데 씨스타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한국 아이돌 그룹을 위해 본인이 직접 작곡했다며 노래를 들려줬는데 생경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멜로디 라인이 우리의 정서와 잘 맞아 흥미로웠다. 참가 전부터 미팅 요청 이메일이 무척 많았는데 직접 와보니 확실히 K팝에 대한 세계 음악 시장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미뎀에는 스타쉽 뿐만 아니라 미스틱89, 아메바컬쳐,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하이파이브 등 33개 업체가 참가했다.

    미뎀 한국사무소의 서니 김 대표는 "과거 국내 참가 업체의 80% 이상을 차지한 해외 음반 수입사들이 40% 이하로 줄었다"며 "국내 음악 시장이 K팝 중심 구조로 변화하자 해외 음반을 수입하다가 국내 음반을 수출하는 회사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미뎀 브루노 크로레 대표
    프랑스 미뎀 브루노 크로레 대표

    미뎀 '페스티벌' 섹션의 일환으로 2일 저녁 열리는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 공연에는 지난해보다 참여 가수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있는 그룹 MFBTY가 공연했지만 올해는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 아이돌 그룹 빅스, 김바다가 이끄는 록밴드 레이시오스,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 공연은 스탠딩으로 최대 800명가량 수용하는 공간에서 열리지만 현재 초청 티켓은 K팝을 좋아하는 프랑스 학생 단체 등의 요청이 잇달아 모두 소진된 상태다.

    그중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미뎀의 브루노 크로레 대표가 직접 초청 가수로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미뎀 측은 크로레 대표가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에 참가했을 때 이들의 음악을 접했으며 이후 프랑스에 돌아가서도 즐겨 들으며 극찬했다고 설명했다.

    서니 김 대표는 "이미 '뮤콘'도 2년간 열린 행사지만 인적 교류가 활발하고 홍대에서 열리는 공연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미뎀은 빌보드와 함께 세계 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음악 비즈니스계의 리더를 선정한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International Power Players)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를 올렸다.

    지난 1일 발간된 미뎀 소식지도 지난해 이곳에서 공연한 MFBTY의 기사를 싣고 "이들은 미뎀 공연 후 빌보드의 커버를 장식했고 미국과 브라질 투어를 했다"고 전한 뒤 타이거JK의 말을 인용해 "미뎀 공연은 해외 팬을 만나고 새로운 팬을 얻은 기회였다"고 소개했다.

    ◇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관심

    올해 미뎀에는 아시아 국가의 참여가 두자릿수로 늘었다.

    그중 K팝에 대한 관심은 단연 우세했다. K팝을 아시아 음악 흐름을 이끄는 중심으로 여겨 영향력보다 시장 규모가 작음에도 관심이 높다는 설명이다.

    미뎀의 한 콘퍼런스에서 만난 영국 음악지 기자는 "한국 뮤지션들은 디지털 마케팅 툴을 통해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영향력을 갖게 됐다"며 "SNS,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 앞서 나갔으며 일반화돼 있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해외 음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일본,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의 나라들이 K팝의 글로벌한 성공 모델을 벤치 마킹해 해외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서니 김 대표는 "특히 중국 전시관은 중국 음악(C-POP)의 해외 수출이 이뤄지기보다 그 시장에 진입하려는 해외 업체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일본 전시관은 파친코, 가라오케와 음악을 연계한 이벤트로 이목을 끌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올해 미뎀 페스티벌에는 주빈국으로 참여한 브라질을 제외하고 한국과 함께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계 뮤지션들의 공연이 큰 비중을 차지해 아시아 시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확인시켜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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