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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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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단 하나의 욕망은 좋은 작품 계속하는 것"

영화 '관능의 법칙'서 40대 주부 미연 역

  • 기사입력 : 2014-02-04 16: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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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배우들의 활약이 뜸한 충무로에서 문소리가 보여준 지난 1~2년간의 행보는 눈길을 끌 만하다.

    오랜 동반자 설경구와 함께한 상업영화 '스파이'(2013)에선 능수능란한 코미디를 보여줬고, 낯선 스릴러 '분노의 윤리학'(2013)에선 교수부인 선화 역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찬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독립영화 '만신'(2014)에서는 중년 무당으로 굿판을 벌이기도 했다.

    "이창동·홍상수·윤제균과 함께 한 스펙트럼 넓은 배우"라는 동료 배우 설경구의 평가처럼, 그는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으며 필모그래피에 다양한 발자국을 새기고 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권칠인 감독의 '관능의 법칙'도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남편과의 잠자리에 집착하는 40대 주부 미연 역이다. 자식을 해외로 유학 보낸 미연은 남편과의 잠자리에 집착하고, 이를 '견디고자' 남편 재호(이성민)는 비아그라에 의존한 삶을 살아간다. 미연은 확실히 그가 도전해보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다.

    "일주일에 세 번을 요구하는 여자가 과연 있을까요? 와인을 준비하고 섹시한 슬립을 입고…. 신혼 초도 아니고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고 나서도요? 그런 의문점이 들었지만 시나리오가 아기자기한 게 재밌었어요."

    문소리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미연이라는 인물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문소리는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미연의 일주일치 생활계획표를 상상으로 짜보기도 하고, 침대에서 미스트를 뿌리는 등 깨알 같은 아이디어를 감독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미연이란 인물은 나랑 많이 다르지만, 그녀가 보통 주부인 것처럼 보이도록 연기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코믹으로 포장됐지만, 영화에는 약간의 정사 장면이 있다. 사실 '바람난 가족'(2003) 등에서 보여준 노출 탓에 마음고생을 했던 점에 비춰 문소리가 잠자리에 탐닉하는 주부 역을 맡은 건 다소 의외다.

    "제가 노출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을 쭉 지켜본 남편(장준환 감독)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 '괜찮겠냐'며 걱정해준 적은 있어요. 그러나 '관능의 법칙'은 노출이 그렇게 강조된 영화는 아니에요. 너무 노출 이야기만 나와서 부담스럽긴 해요."


    작년 가을, 영화 '스파이' 홍보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문소리는 중앙대 첨단대학원에 진학했다. 전공은 연출제작. 첫 과제로 여배우를 소재로 한 17분 분량의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만학의 이유를 물으니 "자극이 필요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영화 보는 게 점점 싫어졌어요. 아이가 있으니 극장에 가기도, TV를 보기도 어렵더군요. 예전에는 보고 싶은 영화는 꼭 봐야만 직성이 풀렸는데 점점 그런 애착도 사라지고요. 전문가가 돼도 모자란 판에 영화를 점점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좀 더 영화를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실제로 학교에 가니 '힐링'이 되고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수업시간에 거론되는 영화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요."(웃음)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으로 데뷔한 문소리는 주·조연을 포함해 모두 2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벌써 15년차 배우. 은막에 등장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는 질문에 "그런 질문은 받자마자 잊는다"며 웃었다.

    "이창동 감독님이 해준 말이 있어요. '욕망에 휘둘리지 마라, 그것에 지면 안 된다'. 욕심을 버리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만, 단 하나 버리지 못하는 욕망은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다는 거예요. 일 년에 한 작품이라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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