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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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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역교통정보시스템 빛 좋은 개살구 안 되게

  • 기사입력 : 2014-02-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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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주요 도시에서 운용 중인 광역교통정보시스템(UTIS: Urban Traffic Information System)이 제구실을 못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경찰에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지급했지만 효율성이 높은 순찰차에 부착하지 않고 있는 데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광역교통정보시스템은 운행 중인 차량과 교통정보센터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쌍방향 시스템이다. 차량항법장치(GPS)가 내장된 내비게이션을 단 차량이 주요 간선도로에 세워진 노변기지국(RSE)을 통과하면 구간별 속도 등을 측정해 교통소통 상황을 실시간 전광판에 올리고 운전자에게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의 성공 여부는 단말기를 부착한 차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찰은 운행량이 많은 순찰차에 이 단말기를 제대로 장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신문이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창원시와 김해시가 관내 경찰서에 지급한 단말기 425대 중 순찰차에 부착된 것은 고작 40여 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관용차나 일반차량, 사무실 등에 두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양산경찰서는 양산시로부터 제공받을 40대 모두를 순찰차에 부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경찰은 순찰차에 IDS(112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가 이미 장착돼 있고 두 기기를 전면유리에 부착하면 시야도 가리고 음성안내나 기기조작도 늘어 사용하기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 시스템의 효율적 운용에 앞장서야 할 경찰의 태도가 아니다.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올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교통사고 위험요소를 운전자에게 사전에 알려줌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도로혼잡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제대로 작동되면 그 효과가 상당하다. 경찰은 이제라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순찰차에 단말기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자체도 일반인들에 대한 단말기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늘리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도 손발이 묶여 있다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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