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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따돌림이 남긴 상처… '우아한 거짓말'

  • 기사입력 : 2014-02-26 16: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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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에서 일하며 두 딸을 키우는 현숙(김희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건만 여전히 철들지 않은 남자친구(성동일)와 집세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독촉을 제외하곤 나름 행복하게 살아가는 싱글맘이다.

    그러나 착하고 공부 잘했던 막내 천지(김향기)가 느닷없이 자살하면서 현숙네 집은 충격에 휩싸인다. 늘 동생에게 "쿨했던" 천지의 언니 만지(고아성)는 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천지의 자살 동기를 파헤치던 만지는 천지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화연(김유정)을 만나고, 그녀로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다.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 문제를 소재로 531만 명을 모은 '완득이'(2011)의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영화다. '완득이' 때와 마찬가지로 이한 감독이 작가 김려령의 소설을 토대로 메가폰을 들었다.

    영화는 초반부터 정체를 드러낸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생 천지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고교생 만지가 동생의 자살 이유를 추적해 가는 것이 이 영화의 진행 경로다.

    자살 이유는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왕따' 문제다. 해묵은 소재지만 웃음과 울음 등 자극적인 조미료를 넣어 요리하는 이한 감독의 솜씨가 능숙하다.

    심각해질 만하면 긴 머리의 공무원 준비생(유아인)이 등장해 큰 웃음을 던져주고, 모정을 자극하는 현숙과 천지의 에피소드, 동생을 딸처럼 돌보는 만지 친구의 이야기가 눈가를 촉촉하게 한다.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순간의 쾌감도 선사한다.

    이 같은 조미료를 호소력 있게 만드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101번째 프로포즈'(1993) 이후 21년 만에 스크린에 출연한 김희애는 정확한 연기로 중심을 이끌고, '괴물'(2006) '설국열차'(2013) 등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눈도장을 찍은 고아성의 연기도 탄탄하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유아인과 성동일의 코믹 연기는 극을 윤택하게 한다.

    그러나 화해와 용서라는 영화의 성급한 결론은 공감을 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동생 죽음을 경험한 평범한 고교생이 도달한 감정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성숙하고 높은 경지다. 또, 그런 감정의 도약을 암시하는 단서도 극 중에 많이 심어놓지 않았다.

    3월13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17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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