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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언제까지 안전불감증인가- 김태구(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3-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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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7일 경주 마우나 리조트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로 우리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삶을 마감해야 했다. 필자는 이 사고를 접하면서 삼풍백화점 사고가 떠올랐다.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5년 6월 29일 강남의 삼풍백화점이 붕괴돼 5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고 1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삼풍백화점 붕괴도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사고가 난 바로 그날 삼풍백화점의 임원들은 매장을 떠나 대피했다는 보도가 있고 붕괴 징후도 있어, 그날 하루 매장 문을 닫고 안전점검을 했다면 그런 엄청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방치함으로써 아무것도 모르고 쇼핑을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했다.

    이 사고가 있기 1년 전에는 성수대교가 붕괴돼 16번 버스에 타고 있던 고등학생들이 많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필자는 당시 일본의 한 대학에서 안전공학을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삼풍백화점 사고가 터지고 며칠 후에 지도교수가 필자를 불러 하시는 말씀이 “김 군, 나도 안전을 전공하고 김 군도 안전을 공부하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에서는 작년에 한강의 성수대교가 붕괴되더니 금년에는 일본의 미쓰비시 백화점 같이 유명한 백화점이 이렇게 붕괴돼 저렇게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는가?”에 대해 답변해 보라고 하는데, 필자가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얼굴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런 얼굴이 화끈거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다시 발생을 했다. OECD에 가입된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안전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안전이라는 가치가 우선시돼야 하고 실천될 때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안전이다. 사고가 발생되면 매번 똑같이 되풀이되는 안전불감증이라는 원인도 이제는 더 이상 듣기가 싫다.

    안전의 기본으로 돌아가 안전의 원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더 이상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 같은데,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이렇게 불안하다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장밋빛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부끄러울 뿐이다.

    김태구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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