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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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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번의 터치로 캔버스를 가득 채우다

창원 세솜갤러리 27일까지 ‘임동식 전’

  • 기사입력 : 2014-03-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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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동식 作 ‘비단장사 왕서방-고층매장’


    나뭇가지 하나, 꽃잎과 풀 포기 하나, 밭 이랑과 흙 알갱이 하나하나. 구름 한 점, 바람 한 가닥, 보일 듯 말 듯 부슬거리는 비안개까지.

    어디 한 곳 소홀하거나 빈곳이 없는 수천 수만 번의 터치에 비로소 그의 자연이 드러난다.

    그의 그림은 세밀하고 촘촘하다. 그렇지만 숨쉴 틈 없이 갑갑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고르고 정밀한 체처럼 먼지를 걸러낸 맑은 바람을 일렁이게 한다.

    창원 갤러리 세솜이 ‘임동식 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자연미술을 추구한다. 자연미술은 자연의 자연성(自然性)을 생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주된 개념이다.

    작가는 애초 회화작업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자연 속에 몸을 던지고 하나가 돼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예술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화가로 되돌아온 2000년 이후 것들이다.

    그가 마주한 캔버스는 또 다른 행위의 대상이다. 단지 행위가 아닌 색채로 자연을 드러냈지만, 그가 온몸으로 느끼고 갈구했던 자연성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오히려 작품들은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전시장에서 또 눈여겨봐야 할 것이 ‘비단장사 왕서방’ 연작들이다.

    그림 전면에 드러난 비단의 매끄럽고 다양한 문양과 색상은, 햇살 아래 반짝거리는 키 작은 꽃밭을 연상케 한다.

    작품의 이면(裏面)은 비록 쇠락과 허(虛)일지라도, 전면에 되살아난 화려함은 비단의 미학적 존재감을 지키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작가는 1945년 충남 출생으로, 홍익대 회화과와 독일 함부르크미술대학 자유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문의 ☏ 055-263-1902.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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