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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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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98)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48

‘어지러운 여자군’

  • 기사입력 : 2014-03-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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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는 빠르게 눈이 녹고 있었다. 추위가 몰아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내 동창 중에 검사가 있는데 부인이 재테크에 관심이 있어요.”

    “그래?”

    “검사니까 나중에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인은 의사구요.”

    “그럼 그쪽에도 1억만 투자하게 해.”

    “알았어요. 식사는 어떻게 할래요?”

    “나중에 하자구. 마누라가 아직도 의심을 한다니까.”

    장윤수는 웃으면서 커피만 마시고 돌아갔다. 장윤수는 춤바람이 난 뒤에도 술집 여자와 바람이 난 일이 있었다. 바람을 아무리 피워도 들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람을 피울 때마다 들키는 사람이 있는데 장윤수는 후자 쪽이었다. 바람을 피울 때마다 아내에게 발각돼 아내가 신문사까지 찾아오고는 했었다.

    “미경이에요. 어제 미안했어요.”

    최미경이 전화를 걸어와 속삭였다.

    “뭘 미안해? 미경 씨는 새벽까지 한숨도 자지 않은 것 같던데.”

    “다 알면서….”

    “내가 오전 열한 시에 일어난 것은 처음이었어.”

    “나도 처음이에요. 어젯밤에 내가 미쳤나봐. 그래도 좋았죠?”

    “좋았어.”

    “다행이네. 언제 오실 수 있어요?”

    “자주는 못 가.”

    “나도 알아요.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사랑해요.”

    최미경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휴. 어지러운 여자군.’

    장대한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밤의 격렬했던 사랑이 싫지는 않았다. 그녀는 마치 뱀처럼 그에게 감겨 왔었다.

    장대한은 백화점에 들러 목걸이 하나와 귀걸이 한 세트를 샀다. 이윤자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했다. 백화점에서 이윤자에게 전화를 걸어 외출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어디 가게요?”

    이윤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외식합시다.”

    “집에서 밥을 먹어도 되는데….”

    “그러지 말고 아주 맛있는 집에 가서 식사합시다. 내가 맛있는 거 대접할게요.”

    “알았어.”

    이윤자가 살갑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장대한은 이윤자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이윤자는 시장에서 돌아와 화장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어머, 이게 뭐야?”

    장대한이 보석 상자를 내밀자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장대한은 목걸이를 직접 이윤자의 목에 걸어주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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