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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연기 속으로 사라진 혈세 42억원- 김윤식(사회2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3-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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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과 류의태 선생 등 많은 명의(名醫)들이 활동한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군은 한방산업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한의학 관련 문화 역사성을 알리기 위해 금서면 특리 동의보감촌에 한방의료클러스터와 산약초 타운 등의 기반 시설을 갖춰 한방을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에 군과 산청한방약초연구소가 지역 약초와 농산물 가공, 제품 시험 생산 등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 모두 42억 원을 들여 산청군 금서면 매촌리 산청한방약초연구소 뒤편에 산청약초산업지원센터를 지난해 2월 준공했다.

    그러나 지역 특화산업인 한방약초 산업 진흥을 위해 건립한 시설이 1년도 안 돼 지난해 11월 4일 불이 나 연면적 1600여㎡ 규모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센터 건물을 태우고 시험가동 중이던 액상추출기, 건조기 등 각종 기자재 설비 등이 모두 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타 지금까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군은 화재 사건과 관련, 지난달 1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 군청 해당부서 직원 3명은 경징계 조치하고 한방약초연구소 관계자에게는 징계통보하고 일단락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화재 규모가 방대하고 현장이 심하게 훼손돼 정확한 화재원인을 감식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화재 원인이 미상으로 나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약초지원센터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 결국 혈세 42억 원은 연기 속으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당초 산청군의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수사 결과에서 정확한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구상권 청구 등 의회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 군민들의 의구심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에서 최근 변호사와 관계기관 등을 통해 알아본 결과 보상을 받거나 화재와 관련해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답변을 받아 혈세만 낭비하고 말았다.

    만약 산청군과 의회에서 지역에서 실시하는 크고 작은 공사나 각종 사업들을 사전에 좀 더 세밀하게 챙겨 보험만 가입해도 이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왔으나 군은 사업비가 없어 원상복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만약 복구할 예산이 있다 해도 의회에서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지금까지 불에 탄 지원센터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어도 시원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현재 복구를 위해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계획이 수립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철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

    산청군과 산청군의회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하루에도 수천 명이 방문하는 산청 관문에 불에 탄 채 방치돼 있는 센터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청군이 한방약초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중에 주요 전략산업 시설 하나가 연기 속으로 사라져 약초산업 발전에 차질은 빚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만 나오고 있어 앞으로 산청군과 산청군의회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처리할 것을 주문해 본다.

    김윤식 사회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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