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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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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59) 제6화 인형의 집 19

“은밀하게 만나서 더 좋은 거야”

  • 기사입력 : 2014-06-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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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대한은 얼굴을 찌푸렸다.

    “카아!”

    조연옥도 고량주를 입속에 털어 넣고 얼굴을 찡그렸다.

    “다른 술 마실래?”

    “아니야. 독해도 이게 좋아.”

    조연옥이 안주를 먹으면서 말했다. 중국요리는 시장했기 때문인지 맛이 좋았다. 장대한은 부지런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결혼은 어떻게 하지?”

    “자문하는 거야? 나라면 하겠어.”

    “내 자유는?”

    “돈과 여자가 있으면 충분하지 자유까지 원해?”

    조연옥이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왔을 때는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스카이라운지에 올라가서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이 화려했다. 동부간선도로를 향하는 차량의 긴 불빛, 그 불빛이 아스라하게 비치는 한강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야경을 즐기고 있으니 딴 나라에 온 것 같아.”

    조연옥이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즐거워했다.

    “옆에는 젊은 애인도 있잖아?”

    장대한은 조연옥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헐. 젊은 애인이 있으니 더욱 좋지. 그런데 신데렐라와 결혼하면 우리 관계도 정리해야 되는 거 아니야?”

    “정부는 은밀하게 만나서 더 좋은 거야.”

    “그럼 우리 관계 계속 유지해?”

    “누구든지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까지 유지하지. 어때?”

    “좋아.”

    조연옥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정부라는 단어가 은밀하면서도 달콤한 어감을 갖고 있었다. 장대한은 그녀와 함께 모텔로 갔다. 모텔은 호텔 못지않게 화려했고, 조연옥은 유난히 격정적이었다. 어쩌면 강연희에 대해 질투를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회사에 출근을 하는 게 좋겠어.”

    사랑이 끝났을 때 조연옥이 침대에 누워서 장대한에게 속삭였다.

    “내가?”

    “2대 주주잖아? 앞으로 회사가 엄청나게 커질 텐데, 자본만 투자해서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을 수도 있어. 또 앞으로 M&A도 해야 할 텐데 남자가 있어야지.”

    “M&A도 할 거야?”

    장대한이 놀라서 물었다. 조연옥의 머릿속에는 많은 계획이 있는 것 같았다.

    “게임업계도 많은 회사들이 있어. 유망한 회사를 인수해야 몸집을 키울 수 있어.”

    “선배를 잘 스카우트했어.”

    장대한은 조연옥에게 만족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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