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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0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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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만남의 소중함- 강민국(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 기사입력 : 2014-08-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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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스님의 ‘설해목’에 나오는 노스님의 이야기다.

    해가 저문 어느 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을 찾아 온 더벅머리 학생이 ‘아들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망나니니까 스님께서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아버지 편지를 꺼내는 것이다.

    편지를 다 읽은 노승은 아무런 말도 없이 늦은 저녁을 정성껏 지어 먹이고,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따뜻한 물을 떠다 줬다. 한마디의 훈계도 없이 자신의 시중만 들어주는 노스님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는 이야기다. 그 아이에게는 옳고 그름의 말은 지금까지 수없이 들어 왔기에 훈계라면 진저리가 났던 것이고, 차가운 머리보다 따뜻한 가슴과의 만남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것이다.

    요즘 시쳇말로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병적인 증상으로까지 보게 되는 이 시기 학생들의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 시기에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차를 훔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사건이며 중학교 3학년 학생이 1학년 후배를 훈계한다면서 폭행해서 숨지게 한 사건 등 중학생 관련 사건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이 학생들이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좋은 만남이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이 시기 학생들의 만남은 그만큼 중요하다. 만남의 대상에 따라 몸짓에 불과하던 것이 꽃이 되고 열매가 될 수 있다고 한 시인의 말이 되새겨진다.

    우리 사회에는 노인만 있을 뿐 진정한 어른이 없다고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다.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청소년 문제는 바르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듯이 소중한 만남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충분한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 그런 소중한 만남을 따뜻한 손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는 성숙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만남을 이어주는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

    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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