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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함안 농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배성호(사회2부 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4-11-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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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10명에 교직원 13명, 연간 운영비 15억여원.”

    함안 칠북초등학교의 현실이다. 특히 학생 1명의 교육비가 월 1250여만원에 달해 어떤 이유로든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현재 학부모 9명(2명 자녀를 둔 부모 1명) 중 8명은 통폐합에 찬성하고,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인근 학교와 통폐합해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졸업생들은 지난 1928년 6월 1일 개교한 칠북초등학교를 폐교하면 칠북초를 졸업한 출향인들이 상실감으로 고향을 찾지 않을 것이고, ‘1면 1학교 존치’는 지역주민들의 정서 함양과 소속감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교육청은 학생 수 부족으로 복식수업과 구기 종목·또래문화·실험실습 등을 할 수 없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및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내년 3월 1일부터 칠북초를 칠서초등학교로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통폐합 조건은 △학생 수 20명 이하 △학부모 70% 이상이 통폐합에 찬성할 경우 △학생 수가 교원 수와 같거나 적을 경우 등이다

    학부모, 졸업생, 교육청 등 어느 쪽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생 10명의 소규모 학교 연 운영비가 15억여원이라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정부도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 연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각종 사회 비용을 강도 높게 줄이고 있는데….

    법과 도덕을 지키고,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할 우리 사회엔 언제부턴가 ‘나만 잘 살면 그만이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법을 지키면 손해를 본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배려, 용서, 이해, 나눔, 준법 등의 말이 우리들의 뇌리에서 깡그리 잊힌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농촌 소규모 초·중학교 통폐합은 함안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경남도, 우리나라 전체 농촌지역 학교가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 하듯이 정부와 경남도, 함안군의 재정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학생 1인당 월 교육비가 1250여만원이나 드는 지금의 교육과정을 현실에 맞게 대폭 수정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하루속히 학생교육도 제대로 이뤄지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만족하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스럼 살 안 된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개혁에 나서야 밝고 알찬 미래가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배성호 사회2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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