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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그 후] 별에서 온 '로또', 갈 곳을 잃다

  • 기사입력 : 2015-03-09 21: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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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공포장된 진주 운석.


    지난해 3월 별에서 온 ‘로또’로 불리며 화제가 됐던 진주운석은 과연 진짜 로또였을까.

    운석 발견 후 1년, 운석 소유주와 정부의 가격협상 난항으로 매입이 결렬되면서 현재 진주운석은 갈 곳을 잃은 형국이 됐다.

    ▲별에서 온 로또 찾기 소동= 지난해 3월 9일 밤, 한반도 상공에 별똥별(유성)이 출현한 후 진주시 대곡면과 미천면, 집현면 일대에서 4개의 운석(총 35kg)이 잇따라 발견됐다.

    71년 만에 한반도에서 발견된 운석이었고, 연구결과 운석의 나이는 45억6700만 년으로 확인됐다. 당시 언론들은 운석의 가치에 대해 g당 최소 5000원 최대 10만 원에 거래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운석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이 지역에선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매입 협상 왜 결렬됐나= 지난 4월, 운석 소유주 4명 중 3명과 정부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앉아 매입 협상을 벌였다. 운석의 가격을 놓고 정부는 1g에 1만 원씩 총 3억5000만 원을 제시했고, 소유주들은 약 270억을 제시했다.

    정부는 해외 거래 사이트의 시세를 근거로 들었고, 소유주들은 소치 올림픽 메달에 사용된 운석을 러시아 정부에서 1g당 236만 원에 구매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가격의 간극은 너무 컸고, 협상은 짧은 시간에 끝났다. 이후 지난 10월, 극지연구소에서 전시 후 관람료 분배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논의도 결렬됐다.

    그리고 지난 12월, 일명 ‘진주운석법(우주개발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운석의 해외반출에는 제동이 걸렸고, 이후 정부는 가격을 이유로 협상에 손을 놓고 있다.

    첫 발견자인 강원기(58) 씨는 “해외 사례에 비해서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가 개인 소유물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현재로는 운석을 판매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운석은 지금 어디에= 협상이 결렬된 후 소유주들은 진주운석을 포장해서 집과 은행금고 등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운석의 철 성분이 공기와 만날 경우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진공상태로 포장해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소유주는 “운석을 식육점에서 고기를 포장하는 기계를 이용해서 포장해서 보관 중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포장으로는 운석 보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기와 완벽하게 차단되는 포장법을 개인이 처리하기는 힘들고, 포장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운석이 풍화되고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운석의 가치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운석의 상거래 가치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해외 거래 사이트에서 비슷한 운석의 판매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정확하지만, 발견 장소나 시기에 따라 매입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서 발견되기 힘든 운석이 학술적 연구, 지자체 사업, 교육 자료로 활용되지 못 하는 부분에서는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경상대 지질학과 좌용주 교수는 “운석은 개인소유물이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활용되지 못해서 아쉽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운석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된다면 이를 통한 교육이나 사업 등 다양한 부가적인 가치창출이 가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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