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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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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양산천은 시민에게 정원이다- 김석호(사회2부 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6-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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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의 젖줄인 양산천은 통도사에서 발원해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점인 호포까지 26㎞에 이른다. 친수공간 마련을 위해 교리보 등 중간중간에 물을 가둔 크고 작은 보(洑)도 5~6개 설치돼 있다. 둑에는 산책로나 자전거길을 만들어 시민들의 건강길 역할을 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각종 철새가 날아들어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수천, 수만 마리의 오리떼가 날아들어 겨울을 보내기도 한다. 고니 등 희귀종의 새들도 가끔 양산천을 찾는다. 이처럼 양산천은 사람과 자연,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이 돼 서로 위로와 평안을 주고받는다.

    양산천이 지나는 양쪽 1200만㎡(340만평)은 신도시가 형성되기 전에는 대부분 논이었다. 지금은 신도시 개발 등으로 아파트 등이 들어섰다. 양산천을 끼고 사는 주민만 해도 20만명이 넘는다.

    시의 하수정화사업으로 1급수가 흐르는 양산천은 양산 시민들과 떨어질 수 없는 생활공간이 됐다. 때문에 양산천의 정리와 변화는 시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4년부터 양산천 정비가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천 중류인 북정동에서 하류인 동면 가산리 일원까지 10.1㎞에 걸친 양산천 양산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이다. 공사는 제방보강, 하도정비, 하천환경정비, 가동보 개량 등이다.

    문제는 공사 시작 후 해마다 찾아오던 수천마리에서 많게는 1만~2만 마리의 오리떼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철새가 오지 않는 이유를 지역환경단체는 제방보강공사를 하면서 둑을 높이고 블록을 쌓으면서 오리 등 겨울철새의 서식처이자 먹이 제공처인 둔치와 갈대밭, 하천변 수초 등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의 주장이 맞다면 양산천 정비에 양산시가 적극 개입해 친수 및 친환경으로 정비함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천정비의 큰 목적은 치수에 있지만 오늘의 양산천의 역할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며 공사해야 한다. 잔디를 걷어내고 블록을 쌓고, 식물과 동물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둔치를 제거하는 것이 과연 친환경정비인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치수와 자연환경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고민이 필요하다. 하천공사 발주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양산시가 양산천 정비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둑에는 계절마다 각종 들꽃이 피고 하천에는 철새들이 날아드는 그림 같은 양산천이 늘 곁에 있길 시민들은 희망한다.

    김석호 (사회2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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