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속의 천원
3학년 때
학교 계단에서
천원을 주웠다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소화전 손잡이 구멍 안에
돌돌 말아 넣었다
‘나중에 꺼내야지’
그런데 꺼내려 하니
손이 안 들어 갔다
선생님이 1교시에
어떤 형이 천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콩닥콩닥 하는데
손이 안 올라갔다
말하는 지금도 부끄럽다
졸업할 때까지 양심에 찔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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