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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비행기 타는 날- 강지현(편집부장)

  • 기사입력 : 2020-11-01 20: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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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지현 편집부장

    어릴 적 비행기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비행기 타는 일은 큰 자랑거리였고, 평생 소원으로 해외여행을 꼽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져 ‘하늘여행’이 어렵지 않게 되자 너도나도 ‘비행의 꿈’을 이뤄갔다. 저가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비행기 티켓이 저렴해지며 해외여행도 일상화됐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자 ‘비행기 타는 일’은 다시 ‘쉽지 않은 일’이 돼버렸다.

    ▼‘비행의 꿈’은 새로운 형태로 살아났다. 목적지가 ‘하늘’인 ‘관광비행’이 그것이다. 탑승객들은 비행기에 앉아 가을산의 단풍, 파도 치는 해변, 한라산 백록담을 감상한다. 주요 상공에선 안내방송을 통해 기장의 맞춤한 설명이 이어지고, 국제선처럼 기내식이 제공되기도 한다. 이 비행기 여행은 출발했던 공항으로 돌아가면 끝. 그래서 ‘목적지 없는 비행’, ‘유람비행’, ‘여행가는 척 패키지’로도 불린다.

    ▼‘관광비행’의 원조는 대만이다. 지난 7월부터 운영한 공항·면세점 투어가 인기를 얻자 이를 관광비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열풍은 일본, 호주 등으로 번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 에어부산이 국내선 상품을 운영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뒤이어 새해 첫날 일출과 일몰을 상공에서 보는 항공권이 나왔고, 이달 중엔 국제선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하늘을 나는 것은 인류의 꿈이었다. 1903년 미국 라이트 형제가 세계 첫 동력 비행기의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그 꿈을 이뤘다. 국내에서는 1922년 안창남이 ‘금강호’를 타고 한반도 하늘을 처음 날았다. 그리고 2020년, 하늘을 나는 것은 또다시 인류의 소망이 됐다. 코로나 시대의 비행기는 이동수단에 머물러 있지 않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지나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의 비행기는 어떤 공간으로 바뀌어 있을까. 조만간 결혼식이나 동창회를 비행기에서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강지현(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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