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교차로가 신호교차로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우월한 것으로 입증됐다. 정부가 국내 도입된 지 11년째에 접어든 회전교차로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교통사고 분석이 가능한 전국 476개소에 대해 회전교차로 설치 전 3년간의 평균 데이터와 설치 후 1년의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건수는 817건에서 615건으로 24.7% 줄었고, 사상자 수는 1376명에서 921명으로 33.1% 감소했다. 또 각 구역이 평균 통행시간 역시 회전교차로 설치 전에는 25.2초가 소요됐으나, 설치 후에는 19.9초로 5.3초(21%) 단축되는 등 원활한 교통흐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로 우리나라도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회전교차로가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다. 도내에서 회전교차로 설치로 성과를 거둔 지자체는 하동군이다. 경상도와 전남·북도를 잇는 국도 2호·19호·59호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인 하동군은 지난 2016년부터 신호등을 철거하고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선진 교통문화도시 만들기’를 추진했다. 현재 군내 17개 교차로가 모두 신호등이 없는 회전식이다. 군이 실시한 자체 용역 결과 교통서비스가 향상되고 경제적 효율 측면에서 연간 138억7000만원의 편익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교차로는 장점이 많은 교차로 통행 방식이다.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 비해 대기 지체 시간이 짧은 것은 물론 교차로 회전을 위해 진입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어 교통사고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차량의 공회전이 감소돼 에너지가 절약되고 대기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교통량이 적은 지역에서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차제에 소도읍 교차로에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회전교차로도 단점은 있다. 기본인 양보 운전을 하지 않을 경우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양보 및 정지 표지판과 정지선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하고, 이미 회전 중인 차량이 있다면 정지 후 서행 진입하는 하는 등의 안전수칙을 운전자들에게 충분히 주지시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