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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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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년 전보다 수질 더 나빠진 ‘수영하는’ 마산만

  • 기사입력 : 2021-05-31 2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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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국·도비 등 7260억원을 투입해 마산만의 수질을 수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海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마산만 수질이 2000년도보다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의외다. 2021년 완료되는 제3차 마산만 연안오염총량관리계획을 통해 목표 수질을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2.1 mg/L, 총인(T-P)은 0.0321 mg/L로 정하고 집중관리함으로써 종전보다 수질이 나아진 것으로 여기고 있는 마당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말이다. 어쨌든 해양환경공단이 발표한 마산만 연안오염총량관리 하계 수질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산만의 5개 지점 COD 평균 수치는 2000년 당시보다 높고 20년 간으로 따져도 가장 높다.T-P도 2015년 이후 최고치다.

    마산만은 노산 이은상이 노랫말을 쓴 가곡 ‘가고파’의 무대다. 노산이 가고파에서 ‘그 잔잔한 고향 바다’라고 한 것은 이 만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진해만 안쪽에 있는 병목 구조여서 해류 이동이 거의 없다. 이런 마산만을 끼고 197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기계공단이 들어서고 각종 생활 하수가 유입되면서 바다는 급속히 오염돼갔다. 하수종말처리장까지 건설되면서 한때 국내 최악의 오염 바다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다행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수질 개선책들이 추진되면서 이제 시장이 수영 이벤트에 참가해 개선된 마산만의 수질을 홍보할 정도가 됐다.

    그런 회생의 과정을 겪고 있는 마산만의 수질이 20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하면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해류 이동이 거의 없는 마산만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섬과 가포신항 등 각종 구조물과 매립의 영향을 의심하는 모양새다. 구조물 건설과 매립으로 자정(自淨) 그릇은 작아진 상태서 조류는 더 느려져 오염물이 오래도록 머물면서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시가 야심 차게 ‘수영하는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지만 이런 구조적인 것들이 오염 수치를 높게 만드는 원인이라면 이런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지 의문이다. 시와 환경 관리 주체들의 더 많은 고민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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