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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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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바이오 랩 허브 입지도 결국은 수도권으로

  • 기사입력 : 2021-07-11 20: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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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와 양산시가 공을 들였던 ‘K바이오 랩 허브’ 공모사업의 후보지가 인천 송도로 결정됐다. 최초 11개 지자체에서 경남, 대전, 인천, 전남, 충북 등 5개 지역으로 후보군을 압축하는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유치 기대감이 한껏 높았던 도와 양산시로서는 매우 허탈한 상황이 됐다. 도는 이번 프로젝트 유치를 위해 부산·울산과 함께 K-바이오 랩 허브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유치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경·부·울 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 1위의 의료 인프라와 전국 1위의 바이오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사업부지가 병원과 동일 공간인 데다 의료 인프라 및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강점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이번 선정 결과는 ‘모든 것은 수도권으로’라는 수도권 중심 사고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일이다. 인천 송도에 ‘삼성 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앵커 기업과 함께 대규모 병원, 연구소 등이 집약돼 있어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가 중요한 K-바이오 랩 허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니 그 자체는 존중한다. 국비가 2500억원가량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고, 한번 결정되면 되돌리기도 어려운 일이니 많은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도 이해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영석(양산) 의원이 이 결정 이후 강하게 반발하며 발표한 성명에도 무게를 싣고 싶다. 윤 의원은 “정부가 말로만 지역균형발전을 외칠 뿐, 실제로는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도 없고, 고민도 없고, 비수도권 국민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오만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의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안의 효율성만 기계적으로 강조하다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 평가한다. 바로 지역 균형 개발의 시각으로 비수도권을 바라보는 배려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역 소멸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최소한 이 정도의 바이오 랩 허브 입지를 평가할 때 비 수도권에 충분한 배려를 했어야 했다.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지역 균형 개발의 길은 참 멀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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