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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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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척추후만증] ‘꼬부랑 할머니’ 싫다면 쪼그려 앉기는 금물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뒤로 볼록 휘어진 형태
50~60대 이상 밭일하는 농촌 어르신 주로 발병

  • 기사입력 : 2022-05-09 08: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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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게나 뒷모습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자신의 모습이다. 그 순간의 삶이 뒷모습에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노은 작가의 ‘여백 가득히 사랑을’ 중에서처럼 뒷모습은 앞모습보다 정직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굽어진 허리, 느릿하게 걷는 부모님의 뒷모습이 그러하다. 애틋함에 마음이 어릿해진다. 그럼 이처럼 굽어진 허리의 부모님 모습을 노화로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조금 더 건강하게 일상을 누릴 수는 없을까. 그래서 오늘은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창원the큰병원 신호동 대표원장과 함께 톺아보겠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퇴행성 요부변성후만증’으로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일자형태, 측면에서는 S자가 목에서 허리까지 앞으로 볼록하게 휘어진 전만곡 형태의 굴곡을 보인다.

    반면 척추후만증은 정상인의 S자 형태보다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뒤로 휘어져 몸이 앞으로 구부려진 상태이다. 이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으로 인하여 보행 시 걷다가 멈추기가 잦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계속되면 허리를 제대로 펼 수조차 없을 만큼 굽어져 버린다. 주로 50~60대 이상에서 나타나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허리를 구부린 채로 쪼그리고 앉아 장시간 동안 밭일을 하는 농촌 어르신들에게 많이 보인다.

    퇴행성 변화,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 척추관 협착증도 허리가 굽어지는 주된 원인이 된다. 그중에서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은 노인성 척추후만증에 치명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뼈는 점점 약해진다. 약해진 척추에 압력이 가해지면 신경이 압박되면서 자세가 구부정해질 수밖에 없다. 자세가 앞으로 굽어질수록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도 더욱 커진다. 그러다보니 한 번 굽어진 허리는 점점 더 숙여지고 척추의 변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증상은=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 요통을 호소하며, 걸을수록 몸이 점점 앞으로 숙여지는 증상과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서있을 때도 걸을 때도 요통이 심해 이를 완화하고자 허리를 짚고 일어나거나 벽에 기대어 쉬는 자세를 취한다. 설거지를 할 때도 팔꿈치를 싱크대에 기대고 설거지를 하게 된다. 그리고 몸 앞쪽으로는 물건을 들지 못하며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갑작스런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 다리 방사통도 나타나는데 이는 허리디스크병의 다리저림 증상과 유사해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허리디스크병은 한쪽 다리에서 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경우는 양 다리를 쥐어 짜는 듯한 심한 방사통을 보인다. 계속해서 통증을 방치할 경우 엉덩이, 고관절, 무릎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척추후만증은 하지 통증, 힘이 떨어지는 증상,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어 보다 더 정밀한 CT·MRI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삶의 궤적이기도 한 굽어진 허리, 노인성 척추후만증인 경우 몸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적어 작은 충격에도 크게 다치기가 쉽다. 그러므로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허리디스크병 등 다른 척추질환으로 이어지거나 디스크 퇴행의 가속화되며 치료 후에도 회복이 쉽지가 않다.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우선 척추후만증은 병의 원인, 정도에 따라 치료방향이 달라지지만 초기에는 자세교정, 약물치료, 운동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차도가 없거나 척추변형이 진행되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나 신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라면 척추후방유합술이 고려되기도 한다. 이 수술은 하부 요추의 후만을 최대한 교정해 정렬을 잡아주는 것이 목적이다. 만약 골다공증이 심하다면 척추후만증 수술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술 후 통증이 사라졌어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안정과 재활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을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된 요인이다. 척추의 뼈 밀도가 낮아져 있는 상태인 골다공증인 경우는 기침과 같은 작은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척추압박골절을 제때 치료하지 않는다면 골절 부위에 미세골절이 계속해 발생하고 척추후만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은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나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 따라서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예방은= 예방의 첫걸음은 건강한 척추를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바닥에 앉는 익숙한 좌식생활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며, 양반다리 자세, 쪼그려 앉아 일하는 작업 자세는 최대한 지양하며 오랜 시간 유지하기보다 중간에 일어나서 휴식을 취하자.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허리 근육을 강화하며 바른 자세에 도움이 되는 평지 걷기 운동을 시작해보자. 과거에는 허리가 아프면 안정가료가 최선이었다. 물론 움직임이 없으니 통증은 줄어들지만 허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근력은 급격히 감소하고 근육이 위축될 수 있다. 근력은 키우기는 힘들어도 잃는 것은 쉽지 않던가.

    하지만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효과도 적을 뿐더러 치료의 효과도 떨어지므로 치료가 끝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도록 하자.

    이상규 기자

    도움말= 창원the큰병원 신호동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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