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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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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10명 중 9명 “내 아이, 한글은 떼고 학교 가야죠”

교육부, 학부모 3000명 대상 설문조사
예비 학부모 60% “학교 적응 위해 가르쳐”
‘한글 책임교육제’ 잘 몰라 홍보 필요

  • 기사입력 : 2023-01-10 20: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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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모두 떼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한 예비 학부모의 말이다.

    대부분의 예비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한글을 모두 교육한 뒤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글 책임교육’ 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 10명 중 9명은 입학 전에 자녀들의 한글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미취학 아동(5~7세), 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3~6학년 자녀를 둔 부모 1000명씩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90.4%가 이같이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학부모 가운데는 89.9%가 ‘현재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90%, 취학 전 한글 교육= 학부모 10명 중 9명은 입학 전에 자녀들의 한글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학 전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약 90% 수준으로 미취학 아동 부모 89.9%(서울 92.1%, 부산·울산·경남 92.1%, 대전·충청·세종 90.6%), 초등학교 학부모 91%(대구·경북 96.8%, 서울 95.2%, 부산·울산·경남 90.8%), 초등학교 2~6학년 학부모 90.2%(인천·경기 91.3%, 부산·울산·경남 86.3% 최하)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미취학 아동 부모 중에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교육 적응 위해 배워= 취학 전 한글 교육 경험이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를 조사해봤더니 미취학 아동 부모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 학교교육 적응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5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른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이어서(19.5%)’, ‘아이가 원해서(12.7%)’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 학부모도 비슷하게 응답했다. 취학 전 한글 교육을 해 본 초등 1학년 학부모 중 62.1%와 초등 3~6학년 학부모의 59.5%는 ‘초등학교 1학년 학교교육 적응을 위해서’ 한글을 가르쳤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바람직한 한글(자모) 교육 시작 시기’는 미취학 아동 학부모의 경우 ‘만 5세’가 38.7%로 가장 높았다. 반면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와 초등학교 3~6학년 학부모의 경우 바람직한 한글 교육 시작 시기에 대해 ‘만 6세’라는 응답이 각 45.2%와 38.7%로 높게 나타났다.

    ◇한글 책임교육 ‘잘 모른다’= 한글 책임교육 정책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응답한 부모는 10명 중 3명꼴로, 전체 응답자의 30% 미만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아동 부모는 23.3%, 1학년 학부모는 21.6%, 초등학교 2~6학년 학부모는 28.3% 등으로 조사됐다. ‘한글 책임교육’은 아이들이 미리 공부하지 않아도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부터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 적용되면서 학교에서는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 시간이 68시간으로 늘어났다. 사실상 아이들이 한글을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한다는 전제로 초등학교 입학 초기에는 듣기·말하기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무리한 받아쓰기나 알림장 쓰기, 일기 쓰기 등을 지양하는 것이 그 예이다.

    ◇경남교육청, 학습 결손 최소화= 경남교육청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한글 및 기초수학 책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51시간에 걸쳐 한글 교육에 집중하고, 체계적인 학습지도를 실시한다. 물론 관행적인 쓰기문화(알림장 쓰기, 받아쓰기, 일기쓰기 등)를 지양하고 개선했다. 초등학교 1학년 초반에는 한글 또박또박, 찬찬한글, 아이좋아 한글쓰기, (늘품이)기초국어 등의 교재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한글 책임교육 및 읽기 곤란 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1학기 말 정도에는 기초 진단을 통해 읽기 곤란 학생이나 그에 가까운 경계성 지능 학생 등에 대해서는 도교육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의 지원으로 전문가 진단은 물론 1대1 맞춤 프로그램도 제공해 한글에 대한 학습 결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이 1학년을 마칠 때까지 한글 해득 수준을 향상시키고, 학부모들은 한글 해득 수준이 기록된 ‘성장결과지’를 받아봄으로써 자녀의 한글 학습에 대한 이해는 물론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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