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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로또 단상- 김정민(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3-07 19: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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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 추첨한 제1057회 로또가 화제다. 17장이 나온 1등보다 오히려 2등이 더 큰 관심이다. 무려 664장이 당첨됐고, 이 가운데 103장이 한 판매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등 당첨 확률은 약 135분의 1로, 통상 2등 당첨자의 수령액은 수천만원이다. 직전 회차인 1056회 2등 당첨금은 5674만원이었지만, 이 회차의 경우, 당첨금은 689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 세금을 떼면 실수령액은 더 줄어든다.

    ▼복권 판매점 한 곳에서 2등 당첨이 무려 103장이나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에 조작설이 또 등장하고 있다. 2002년 12월부터 방송으로 시작된 로또는 초창기 무제한 이월 규정이 존재해 당첨 금액이 몇 주간 이월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2013년 5월에 1등 당첨이 30장, 지난해 6월에는 무려 50장의 1등이 나오면서 조작설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1등 당첨에서 수동은 각 27장, 42장이나 됐다.

    ▼로또 조작설은 필리핀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추첨한 필리핀 그랜드 로또 복권에서 1등이 433장이나 되는 일이 벌어져서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당첨자가 많은 데다 당첨 번호도 ‘9, 18, 27, 36, 45, 54’로 모두 9의 배수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제기됐다. 1~45 숫자 중 6개 번호를 고르는 우리나라 로또에 비해 대상 숫자가 10개 더 많아 당첨 확률은 더 낮은 셈이다. 당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특이한 패턴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고, 결과에서도 패턴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에 우연의 일치라는 의견도 있었다.

    ▼로또 중복과 수동 당첨이 많은 이유로 1등 당첨금이 적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물가와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1등이 되더라도 ‘집 한 채 사면 끝’이라는 얘기는 이를 방증한다. 대표적 불황형 상품인 로또 판매액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구매 대부분은 서민층이다. 판매액이 늘고 있다는 건, 나아지지 않는 팍팍한 살림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는 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민(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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