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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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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한 푼 없이 집주인 된다” 고개 든 갭투자 역풍 주의

석달간 창원 성산 103건 ‘도내 최다’… 매매가보다 전세가 더 비싸기도
“여윳돈 없이 매매 땐 역전세 우려”

  • 기사입력 : 2023-03-16 20: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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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을 노린 일명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 거래가 늘고 있다.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투자인데, 전세 만기 때까지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역전세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픽사베이/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186건)로 나타났다. 시군구 가운데 창원시 성산구가 전국 6위로, 도내에서는 가장 많았다. 성산구에서 지난 석 달간 이뤄진 1553건 매매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103건이 갭투자였다. 김해시(21건)와 진주시(19건)가 그 뒤를 이었다. 아실은 아파트 매입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이내에 임대 목적으로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 갭투자 거래로 분류했다.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개나리 1차’ 아파트 42㎡형이 지난해 12월 20일 1억3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지난 3월 8일 1억32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마이너스 2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해, 투자자 입장에선 사실상 자기 자본을 들이지 않고 집주인이 된 셈이다. 해당 단지 매도 광고 가운데 ‘갱신계약으로 갭으로 살 수 있는 집’, ‘급매갭 500만원’ 등 문구가 적힌 매물들도 있었다.


    창원시 성산구 A공인중개사는 “소형 평수를 중심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매물을 찾아 달라는 투자자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해시에서도 매매가격보다 1200만원 이상 비싸게 전세를 놓은 거래도 있었다. 김해시 진영읍 ‘그린힐타운’ 아파트 80㎡형은 지난해 12월 20일 1억1955만원에 집을 샀는데, 두 달 만인 지난 2월 25일 1억3200만원에 전세를 체결했다.

    통상 갭투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많이 이뤄진다. 투자 금액 대비 많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집값이 급락한 지역 가운데 투자가치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보다 집값이 더욱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갭 부담이 줄었고, 이에 따라 투자자 유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아파트값 낙폭이 줄면서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자 ‘먼저 하락한 만큼 반등도 빠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는 기본 계약기간 2년이 있고, 매매는 계절성 없이 빠지기 때문에 집값이 내려가는 속도 대비 전셋값이 안 빠진 단지들이 있다”며 “특히 매매 가격이 급락하며 집값이 조정된 지역들에서 그런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과거 집값이 급등했다가 최근 들어 급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투자 수요가 살아나는 분위기”라면서 “직주 여건이 형성된 만큼 갭투자 붐이 다시 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거래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갭투자가 성행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법은 전셋값이 비싸다는 전제 아래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시기에 가능했던 방식”이라며 “지금처럼 고금리와 함께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낮아진 상황에서는 갭투자가 활발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역전세난 타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호황기에 누적된 갭투자 주택 물량을 임대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주택가격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매매가격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임대 보증금보다 낮아질 경우 임차인들의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 역시 “여윳돈 없이 눈앞의 가격만 보고 매매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라며 “전셋값이 빠져 역전세난이 나면 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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