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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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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내 얼굴에 책임을 질 나이- 이현근(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05-11 19: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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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어른들의 그 말이 그때는 몰랐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변해가는 얼굴을 쳐다보며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어른들의 고언이 새삼스럽지 않은 요즘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주름도 생기고 머리카락도 빠지며 노화되지만, 단순히 외모의 변화가 아닌 오랜 세월 동안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답과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링컨과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많지만, 그중 하나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는 1860년 대통령에 당선하자 내각을 구성하면서 한 사람을 추천받았다. 하지만 그는 단번에 거절했다. 이유는 그 사람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서관이 의아해하자 그는 “세상에 처음 나올 때는 부모님이 만들어준 얼굴이지만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드는 것이다”고 일축했다.

    ▼링컨의 생각은 잘생긴 외모나 친근한 얼굴에 대한 호감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마다 생김새는 물론 생각과 생활습관, 사는 방식이 모두 다르고 그러한 행동들이 얼굴에 표현된다고 본 것이다. 그 사람이 삐딱하게 세상을 쳐다보고 삐딱한 말투와 행동, 성격으로 살아왔다면 얼굴에도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배려와 책임, 긍정으로 살아왔다면 그런 것들이 얼굴에 보인다는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이다. 한 권의 책이다. 얼굴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공자는 “마흔이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산다면 그 인생을 더 볼 것이 없다”고 했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공적이다”고 했다. 불혹을 넘어 지천명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내 얼굴에 책임지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거울 보기가 부끄럽고 두려워진다.

    이현근(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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