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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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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짧은 시간 다양하게 즐기는 ‘숏폼’

짧아도 ‘숏확행’

  • 기사입력 : 2023-06-15 20: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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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15~60초… 최대 10분 이하로
    화장 꿀팁·책 추천·유머 등 다양
    누구나 영상 만들고 공유 가능


    운동·요리 레시피 등 정보 얻고
    치킨·편의점·식품 등 유통가
    고객 확보 위한 주요 마케팅 활용


    #직장인 이수진(30)씨는 퇴근 후 스마트폰을 열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새로 올라온 콘텐츠들을 확인한다. 15초부터 1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안에 화장 꿀팁, 책 추천, 재밌는 영상 등이 담긴 다양한 콘텐츠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수진씨는 말한다. 영상이 끝나면 자동으로 다음 영상을 재생해 준다. 구미가 당기지 않는 영상은 스크롤 한 번이면 손쉽게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러다 관심 가는 콘텐츠나 제품들이 나오면 재검색해 살펴보는데, 이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1시간은 어느새 순식간에 흘러가 있다.

    댄스 챌린지 관련 숏폼 영상 틱톡 화면(왼쪽부터), 상추겉절이 만드는 법 유튜브 쇼츠 숏폼 영상, 고양이 관련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독자 제공, 유튜브·인스타그램 캡처/
    댄스 챌린지 관련 숏폼 영상 틱톡 화면(왼쪽부터), 상추겉절이 만드는 법 유튜브 쇼츠 숏폼 영상, 고양이 관련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독자 제공, 유튜브·인스타그램 캡처/

    ◇‘짧지만 강하다’ 숏폼 열풍

    최근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숏폼은 짧은 영상 콘텐츠를 뜻하는 말로 평균 15~60초 사이,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동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숏폼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TikTok)이 숏폼 유행의 시발점이 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숏폼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유튜브는 쇼츠, 인스타그램은 릴스라는 숏폼 서비스를 내놨다.

    이제는 MZ세대를 넘어 잘파(Z세대+알파세대)세대 젊은 층에게도 숏폼이 각광받자, SNS 등 미디어를 넘어 각종 라이브 커머스, 유통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숏폼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숏폼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Z세대는 81.2%인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률도 69.2%에 달했다.

    Z세대는 평균적으로 평일에는 75.8분, 주말에는 96.2분 동안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평일 기준 46.9분, 주말 기준 58.7분 동안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또 Z세대 숏폼 이용자의 절반 이상인 53.7%가, 밀레니얼 숏폼 이용자 37.6%가 매일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답변했다.

    ◇왜 인기 있을까?

    “언니 T야?”, “무슨 노래 들어요?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첫 번째로는 유행을 퍼트리는 데 숏폼이 한몫하고 있다. 짧은 숏폼 영상이 긴 롱폼 영상보다 공유가 수월해 확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돌 뉴진스의 하입보이, 일본 가수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 등 전 세계를 사로잡은 곡들은 숏폼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도 다양한 숏폼 플랫폼을 통한 챌린지 열풍은 식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이선경(29·김해시 내동)씨는 “평소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는데 친구가 최근 ‘언니 T야?’라는 밈이 온라인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공유한 관련 영상 숏폼을 공유받고 알게 됐다”며 “뿐만 아니라 최신 노래도 챌린지 등 숏폼을 공유받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형식으로나마 유행을 알아가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숏폼 콘텐츠의 경우 15초, 30초, 1분 등 분량이 짧다 보니 앱을 통해 부담 없이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누구나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고, 알고리즘을 통해 신규 진입자도 많은 조회수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보니 사용층이 확대되고 있다.

    이기로(25·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평소 일상이나 춤 하이라이트 부분을 영상을 부담 없이 올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숏폼 형식으로 올리고 있는데, 조회수와 좋아요가 많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제 추억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숏폼 플랫폼에서 검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용한 정보 습득도 가능하다. 노래나 춤 외에도 음식, 운동 방법, 영어 공부 등 간단하게 생활 꿀팁 영상들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메타가 최근 발간한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 2023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숏폼을 통해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인지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72.5%,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58.9%로 나타나 숏폼이 정보 탐색 플랫폼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메타는 설명했다.

    또 메타는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으로 비대면·개인 중심의 생활 양식이 보편화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의 열망과 도전 의식을 일깨우는 경향도 생겨났다고 밝혔다.


    MZ세대 중심 ‘틱톡’ 유행하며
    유튜브 쇼츠·인스타 릴스까지 확대
    시민들 “최신 유행 알 수 있어 유용”


    흥행하는 만큼 부작용도 초래
    공부 중에도 습관처럼 영상 틀어
    전문가들 ‘영상 중독’ 우려도


    ◇숏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

    유통가에서는 ‘숏폼’을 주요 마케팅 키워드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는 미래 고객층으로 확보해야 하는 10~30대가 숏폼에 열광하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B2C 시장에 진출하면서 ‘누들플래닛’이라는 가상 세계관 숏폼을 선보였다. 올해는 ‘면사랑 오리지널 시리즈’로 발전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월 3회 웹툰 형태로 확장했다. 그중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소재를 웹드라마로 제작해 유튜브와 릴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들을 뮤지컬 배우들과 짧은 콜라보 영상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굽네치킨은 ‘최고의 고추·마늘 캠페인’ 신규 디지털 광고를 아예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숏폼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30초짜리로 제작된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10일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달성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재해석한 유튜브 쇼츠 ‘편GPT-편쪽이’를 공식 론칭했다. ‘편쪽이’는 밉지 않은 알파 세대 캐릭터로 GS25 상품과 서비스 등에 능통한 것으로 설정됐다.

    아울러 지난해 맞춤가발 전문 기업 하이모는 모델 이덕화씨를 내세워 장기하 노래 ‘부럽지가 않어’를 패러디한 숏폼 영상을 올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숏폼 소비, 문제는 없을까?

    “공부 중에도 생각나서 틈틈이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의미 없이 숏폼 영상들을 쓱쓱 훑어요. 분명 많은 걸 본 것 같은데, 정작 기억에 남는 건 몇 개 없어요.”

    이처럼 전문가들은 숏폼 콘텐츠는 하나를 시청하면 더 큰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을 원하는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반 유튜브 영상을 볼 때보다 더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 터지듯 더 큰 자극만을 추구하는 이른바 팝콘 브레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취업준비생인 한모(26)씨는 “시험 공부 중인데도 휴대폰을 찾아 의미 없이 넘기는 수많은 짧은 영상을 습관처럼 보게 되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 중독일까 생각도 했지만 숏폼 중독일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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