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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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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성장, 문제 없을까] 우리 아이 ‘한 뼘 더’ 건강하게

아이들 성장 기준은 ‘키’가 아닌 전체 보는 것
소아비만 관리…영양상태 등 꼼꼼히 확인해야
인터넷 속설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

  • 기사입력 : 2023-06-19 08: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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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의 키가 얼마나 크는가에 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부모로서는 혹시나 자녀들이 키가 작아서 부당한 차별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외모에 대한 집착, 특히나 작은 키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이 아이와 부모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게다가 옆집 아이가 성조숙증 검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당장 우리 아이들은 문제가 없는지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아이들 키우기가 쉽지 않은 나라가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큰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성장 문제로 아이와 부모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성장 진료’를 통해 확실한 근거를 갖추고 체계적으로 건강한 성장을 설계해 나갈 수 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성장 진료를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성장 진료를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어떤 아이들이 성장 진료를 받는 것이 좋을까?

    부모들은 본인의 자녀가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체크해보길 바란다. 또래보다 키가 작다고 생각되는 경우, 이차성징이 빠르다고 생각되는 경우, 비만한 체형인 경우, 출생 시 몸무게가 작은 아이,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하는 아이, 평소 잘 먹지 않는 아이, 아침을 안 먹고 학교 가는 아이들은 성장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성장 기준 ‘키’ 아니다

    단순히 키와 이차성징만 보는 것은 아이들의 문제를 절반만 보는 것이다. 사람의 운명은 뱃속에서부터 정해지고, 특히 생후 3년까지의 영양상태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고 한다. 임신기간 동안에 문제가 있었던 아이들, 잘 먹지 않아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관리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고려가 되어야 하고, 부모들의 걱정도 함께 논의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성장 문제는 단순하게 외형적인 키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키가 작다고 오는 경우 대부분은 부모가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경우이며, 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성장호르몬 치료가 효과가 있는 아이들이 있다. 출생 시 상황부터 현재까지의 성장과정, 골 연령, 식생활, 생활 패턴 등 면밀한 분석을 통하여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다.

    ◇심각한 K-소아비만

    비만한 체형의 아이들 역시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런 아이들의 일부에서는 고지혈증과 당뇨병 전 단계에 진입한 경우가 있어 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고지혈증의 경우 가능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아이들은 성인들처럼 약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데 지금 어른들은 아이들을 거의 방치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은 빠르면 청소년 시기나 20대에 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에 철저한 관리가 꼭 필요하다. 아이들의 키를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임에도 대개의 부모들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성조숙증’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한민국의 성조숙증 환자가 급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실제로 그렇지는 않고, 일부 지역에서 ‘하이브리드 성장치료’라고 해서 성조숙증 치료제와 성장호르몬 치료를 같이 하다 보니 와전된 것도 일부 있다. 성조숙증은 여자의 경우 8세 전 가슴 발달을 보이는 경우, 남자는 9세 전에 고환이 변화를 보이는 경우이다. 대개는 무관심하게 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견하고 놀라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많았던 것이 성조숙증이다. 너무 걱정할 병이 아니다. 그러나 부모의 키가 작고 아이도 작으면서 골 연령이 증가된 경우에는 굉장히 작은 성인키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걱정이 되면 가능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아이의 성장문제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먼저 현명한 부모로 성장합시다

    시중에는 키를 키우고 이차성징을 지연시킨다는 치료법이 정말 많다.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 문제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고, 그만큼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은 비급여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커져가고 있다.

    검색창에 ‘키 크는’만 쳐도 영양제부터 운동, 약, 주사 심지어 분유까지 무수히 많은 광고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고 논문이 있다고는 하나 사람에 적용하여 효과를 인정받고 허가를 받은 것은 없다. 또 잠을 많이 자면 키가 큰다는 속설도 있는데, 수면은 시간보다 수면의 질이 중요하며, 깊은 잠에 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사람의 키는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해 영양상태, 발육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질병을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에 의존하여 아이를 키우기보다는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현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개선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가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현재 본원에서는 간단한 혈액검사와 키, 몸무게 측정부터 장내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검사까지 장건강을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상담을 통해 아이의 생활패턴과 식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보호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드는 궁금증이나 질환별 정보, 육아 고민까지 보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병원 홈페이지,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문의에게 자문을 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임상경험 20년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느낀 가장 좋은 육아는 아이의 외면의 키보다 내면의 키를 키워주고, 마음속 깊이 부모의 사랑을 채워주는 것이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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