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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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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폭 가해자 61.5%,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했다니

  • 기사입력 : 2023-07-18 19: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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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가 이유 없이 때리고, 이유 없이 맞아야 한다? 이게 드러난 학교폭력의 양상이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리고, 폭력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장난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밝힌 전국 초·중·고교생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서 가해자의 61.5%가 이유 없이 폭행했고, 30%가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발생하는 학폭은 ‘묻지마 폭력’ 같아 보여 우려를 넘어섰다.

    보고서를 보면 학폭은 같은 반 학생에 의한 피해가 70%에 육박했다. 초·중·고 모두 같은 양상이다. 약 70%에 달하는 언어폭력과 약 30%의 신체폭력, 집단따돌림과 사이버 폭력, 성폭력 등도 적지 않다. 학폭이 또래들 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치부한다면 폭력을 정당화하는 꼴이 된다. 교육개발원이 연 2회 실태를 조사하지만 거의 학폭은 비슷한 양상인데, 학폭이 학교 현장에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학폭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를 학교와 교육청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기숙사 학교의 학폭으로 피해자가 학교에 항변 한 번 못하고 전학 가야 하는 현실을 도교육청과 교육 관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학폭은 이미 일정 수준을 벗어나 성인 폭력을 뺨칠 정도로 심각하다. 그동안 사회에서 판을 치는 폭력 영상물도 학폭의 빈도를 높였음은 말할 것 없다. 폭력을 미화하고, 이유 없는 폭력이 정당화되고, 멋있게 보인 것도 큰 문제점이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폭력이 일상화될 수도 있는 빌미를 준 것이다. 학폭은 뿌리 뽑아야 한다. 뿌리 뽑을 수 없다면 효과적인 학폭 예방교육을 빈번히 적용해야 한다. 실태조사에서도 효과적 예방교육으로 ‘공감·의사소통·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29.1%로 가장 많이 꼽혔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교육의 필요성을 알려준다. 교육 관계자들은 폭행 피해 학생이 자신들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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