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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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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품격 있는 사회- 김정배(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시인)

  • 기사입력 : 2023-08-02 1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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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눈을 뜨면 온 세상을 비추는 햇빛과 지저귀는 새소리는 설레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우리는 신비로운 자연의 맑은 공기와 축복으로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소비의 감소로 인한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이 무너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의 박탈감과 절망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고위직 자녀들의 특혜 채용, 불공정과 편법으로 인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꿈과 열정이 사라지고 분노와 상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사회 곳곳에는 자기 고집과 주장, 이념에만 매몰되어 다른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모독하면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다른 사람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언쟁을 벌일 때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남이야 상처를 받든 말든 함부로 내뱉는 말은 신중해야 한다.

    말이 주는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대방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아픔으로 가슴에 남을 수 있다. 말은 그 사람의 얼굴이며, 품격이 배어 있고 상식과 수준을 반영한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만날 싸우고 공격하며 비방하는 일이 익숙해 있으니 화해와 양보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사회를 선도해야 할 어른들이 이러고 있으니 미래의 청소년들에게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힘겨운 세상일수록 힘을 모아 오손도손 살아갈 때에 믿음이 있는 안정된 사회가 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과 신뢰로 서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용서의 마음은 고결한 선조들의 영혼이 담겨 있는 귀중한 전통이다.

    옛날 젊은 시절의 시골 풍경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간다. 늦게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가다 논밭에서 일을 끝내지 않고 있는 이웃을 볼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서슴없이 논밭에 들어가 함께 김을 매고 도와주며 땅거미가 짙은 논둑길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가난하고 힘겨운 삶이었지만 서로를 아껴주고 함께 어려움을 해결해 주던 그 때가 참 행복했던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과 사랑으로 품격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고마움처럼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가까이 다가서면 정의와 공정이 있는 살기 좋은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

    김정배(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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