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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카르만 라인’ 앞에 선 국가우주항공청-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 기사입력 : 2023-08-03 19: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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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 테오도르 폰 카르만은 우주와 지구의 경계를 정의했다. 그의 이름을 딴 ‘카르만 라인’은 해수면의 100㎞ 지점으로 항공기와 우주선이 구분되는 경계이자, 국가별 영공을 정하는 수직의 경계가 된다. 이 경계는 그야말로 우주의 관문이다.

    국가우주항공청은 지금 우주의 관문 앞에 섰다. 다만, 관련 법률안이 야당의 협조를 얻어 적기에 통과될 수 있을 것인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야당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상황을 생각해 본다.

    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항공청 설립 취지에는 공감하면서 자체 법률안도 제출했다. 다만, 상임위의 다른 현안들과 얽히면서 법안 처리에 비협조적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야당으로서 부담일 것이다. 또한 여야 간에 우주항공청 법안심사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는 9월부터 열리는 정기국회 일정 합의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총선 전의 정기국회는 야당 중심의 무대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우주항공청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국민의 기대에 맞설 마땅한 이유가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학의 영역에 여의도식 셈법을 적용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대통령이 저렇게까지 해보겠다는데 야당이 참 너무 한다”라는 여론이 그동안 어떤 결과들을 초래했는지 야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야당이 이 같은 상황들을 감안하여 좋은 의도의 출구전략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제안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건조정위원회’는 상임위원장과 법안심사소위원장이 여당 소속인 상황에서 야당이 국정에 협조하면서도 법안심사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야당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시간 끌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앞으로 길게는 90일 동안 언론 등에서는 때마다 남은 기한을 상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큰 관심이 없었던 국민들도 이 기한을 인식하며 우주강국 대한민국을 꿈꿀 것이다. 야당이 이 같은 국민적 열망을 저버릴 명분도 이유도 없다. 이제 90일이다. 국회가 ‘카르만 라인’ 앞에 선 대한민국 우주항공 비전을 본궤도로 진입시킬 채비를 서둘러 마치기를 기대한다.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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