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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2023년 여름, 상상에 맞서…-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 기사입력 : 2023-08-17 19: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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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첨단의 시대다. 필자가 30여 년 전에 그렸던 상상화 속의 세상이 오늘날 현실이 되었다. 예컨대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일한다. 인류의 위대한 상상이 언젠가는 화성(火星)에 신도시를 세우고 다른 행성으로 출장을 다니는 세상을 열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이 위대한 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시무시한 재난 영화 속 세상도 상상의 한 부분이다. 지구가 온통 물과 얼음으로 뒤덮인다거나, 불타버린다거나 하는 영화 속 세상은 인류의 우려가 담긴 그야말로 무서운 상상이다. 2023년, 우리가 겪고 있는 기록적인 폭우와 이례적인 태풍, 그리고 빈번했던 산불 등은 무서운 상상들이 실현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일 것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이 인용하는 세계 기후변화 데이터 연구 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연구 자료가 그 무서운 상상이 실현되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제시해 준다. 이 단체의 웹페이지가 제공하는 침수 지도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침수 예상 지역까지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 지도에 따르면 우리 남해안과 서해안권 지역 주민 40만 명이 침수 피해를 입게 된다. 이것은 먼 미래가 아닌 불과 27년 후의 일이다.

    그나마 ‘온실가스 배출이 이대로라면’이라는 연구 결과들의 전제가 나름의 희망이다. 이같이 온실가스 감축은 지구 대재앙이라는 무서운 상상에 맞설 생존의 외길인 것이다. 이 문제들은 그동안 필자도 직무상 참 많이 접해왔던 부분인데, 막상 뾰족한 실천의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내심 이 안일함과 무지를 반성하며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부터 실천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1MB 용량의 이메일을 삭제하면 11g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하니 결과가 뚜렷한 일이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3.7GB 용량의 데이터가 옹기종기 모여 주인을 비웃고 있다. 이 녀석들만 처리해도 고기 7근에 해당하는 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 문제에 참 오래도 잠들어 있었다. 2023년 여름, 지구가 보내는 강렬한 경고의 알람에 눈을 뜨며 그 무서운 상상들에 맞서기로 다짐해 본다.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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