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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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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시(詩)라는 이름- 강신형(시인)

  • 기사입력 : 2023-08-22 2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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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단체나 동아리 등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문학적 갈래와는 상관없이 글쓰기 작업을 같이하는 문인들로부터 동료라는 이름의 명목으로 한 해에 많게는 수십 권, 적게는 몇 권씩의 저서를 받아 보게 된다. 그렇게 한 사람의 작가 또는 시인이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쓰고, 숙고 끝에 책으로 엮어 보내온 작품집을 탐독하는 일은 저자의 수고로운 만큼 감사한 일이고, 즐거운 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필자도 시를 쓰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평소 알고 지내는 시인들이 보내오는 시집을 일 년에 대략 열 권 남짓 받아보고서는 시집에 게재된 한 작품 한 작품들을 나름대로 소중하게 음미하고 분석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간혹, 보내져 온 작품집들을 대하다 보면 시의 본질인 서정을 바탕으로 한 함축되고 구체화하지 못한 작품들을 만날 때도 있지만, 시인인 필자조차도 해독(특히, 근래 젊은 시인들의 작품 위주)불가한 추상적 관념의 난해한 시가 눈에 많이 띄어 난감할 때가 있다. 근래 들어 독자들이 시가 어렵다며 시집을 외면하는 이유의 하나도 이 때문이라 짐작된다.

    이럴 경우 필자는 작품집 말미에 대부분 게재된 유명 평론가 또는 시인의 해설이나 평론을 참조하고 시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데, 사실적으로는 이러한 해설이나 평론이 작품의 이해를 돕기는커녕 더 어렵게 하거나 혹은 심미적이지 못하여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작품집에 게재되는 해설이나 평론은 출판사나 저자의 청탁에 의해 쓰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평자는 독자들이 작품집에 실린 시편들을 좀 더 쉽고 올바르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석하여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인은 우주에 산재한 언어를 가지고 노는 사람이라고 했고, 시는 마음의 거울이라 했다. 평자들은 부디 오해 없이 해설이나 평론을 통해 기술적 논리로써 해체 또는 집합하거나 조탁(彫琢)하지 말고, 시인이 작품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영혼의 이야기 범주를 풀이해 줬으면 좋겠다.

    강신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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