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사설] 유가족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자살은 절대 금물

  • 기사입력 : 2023-09-07 19:41:36
  •   
  • 자살예방의 날(10일)을 앞두고 자살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본다. 만약 자살을 시도하려 하거나 생각해 본 사람이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혼자 세상을 등진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게 된 유가족의 고통은 죽은 이보다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지난 2003년 자살예방의 날을 제정해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도 이 같은 연유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살예방에 쏟는 정성이 특별해야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삶을 포기하며 주위에 수많은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자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10만 명당 24.1명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1.1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2003년 이후 OECD 자살률 부문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단 2개 연도(2016, 2017)뿐이라 하니 불명예를 넘어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352명으로, 하루 평균 36.6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같은 해 경남에서는 872명이 숨졌으며, 하루 평균 26.3명이 세상과 등졌다. 남은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 등으로 일반인보다 우울증 7배, 자살위험은 8.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 불안, 분노, 집중력·기억력 저하 등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것은 당연하고 유가족 11%는 정신건강 문제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하니 내 목숨 하나 버릴 문제는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극단적 선택을 막아야 하고 남아있는 유가족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도내 유가족 모임인 자조모임도 늘려야 한다. 자조모임이 있는 지역은 창원, 진주, 김해, 거제, 양산, 함안, 창녕 등 7곳뿐이라 한다. 유가족 간 고통과 위로를 나눌 수 있도록 지역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는 정신 상담을 받아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 어제 열린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의 자살예방 세미나에서 “자유롭게 상담받고 도움받을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보편화” 주장이 절실해 보인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