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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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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 국가의 미래 먼저 생각해야

  • 기사입력 : 2023-10-09 19: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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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 우주항공청 연내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크게 기대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지난 5일 안건조정위를 열어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우주항공청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 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쟁점이었던 우주항공청을 과기부 차관급 외청으로 출범하는 방안에 합의하고도 연구개발 과제를 직접 수행하는 부분을 두고 입장차를 드러냈다. 향후 안건조정위 개최 일정도 확정하지 못해 현재로서는 우주항공청법 통과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문제는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최악의 경우, 21대 국회 내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여야가 10월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법을 통과시킨다고 해도 내년 1월에야 우주항공청 출범이 가능하다. 그런데 안건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민주당·대전 유성갑)이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기능을 적극 반대하고 있어 여야의 입장차가 얼마나 좁혀질지 모르겠다. 야당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항공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부와 여당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직접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연구개발이 불가능한 기관이 우주항공 컨트롤타워를 맡을 수 없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우주강국을 향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세계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미국과 인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우주강국들은 우주산업의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지 기로에 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주항공청의 출범이 늦어지면 경쟁에서 뒤처지고 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우주항공청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우주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연구개발 기능이 없는 우주항공청은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것이다.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우주항공청 출범 시기가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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