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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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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논문 표절 의혹으로 추천 지연되는 창원대 총장 후보

  • 기사입력 : 2023-10-10 19: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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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대학교 이호영 현 총장 임기가 오는 24일까지인데 후임 총장이 확정되지 않아 ‘총장 공백’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창원대는 지난 8월 30일 총장선거를 실시해 1·2순위 후보자를 선정했으나 1순위 후보자인 박민원 교수의 논문 표절과 이중 게재 의혹이 불거져 현재까지 교육부 추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박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 국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표절률이 52%에 달하고,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도 표절률이 55%로 나왔다고 한다. 이와 함께 국외·국내 학술지에 제목과 영문이 동일한 논문이 이중 게재된 것으로 확인되자 중복 게재된 논문은 철회를 요청했다고 하니 예사롭지 않다.

    창원대 연구윤리진실위원회에서 박 후보자 검증이 길어지는 이유가 논문표절, 이중 게재 의혹 검증 때문이라고 밝히지만, 추가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박 후보자가 두 건의 논문 표절에 대해서 “총장 선거 전에 소명을 했다”면서도 대학 홈페이지에 소명의 글을 올리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박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논문 표절은 지식 도용행위일 뿐 아니라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는 점에서 결코 용납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논문 중복 게재도 관행이나 단순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경남에서 총장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인제대 모 총장이 논문 표절 문제로 교수들로부터 사퇴 종용을 받다가 취임 58일 만에 낙마했다. 이 사례는 대학사회에서 논문 표절을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삼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창원대 총장은 사립대학과는 달리 교육부 검증도 거쳐야 한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규칙에 따르면 논문 표절은 비위의 정도와 고의성 여부에 따라 견책에서 파면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다. 박 후보자의 검증이 진행 중인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논란이 마무리되더라도 교육부의 벽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창원대는 총장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씻지 못하면 인재 양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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