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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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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마항쟁의 도시 마산에 ‘부마대로’가 없다니

  • 기사입력 : 2023-10-15 19: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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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민주화 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부마민주항쟁이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10월이다. 더욱이 1979년 10월 16일과 10월 18일을 정점으로 부산과 마산에서 외친 “독재타도”의 함성이 부마민주항쟁 44주년을 맞는 지금 이 순간 아직도 쩡쩡하게 울리는데, 뭔가 서글픈 인상을 짓게 하는 일이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명예도로’가 부산에는 있지만 마산에는 지정돼 있지 않아 마산의 항쟁 당사자와 유족, 시민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항쟁 당시 도로 곳곳에서 독재타도를 외쳤지만 어느 도로 한 곳에도 ‘부마대로’라는 식의 명예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산에는 부마항쟁보다 더 일찍 일어난 3·15의거를 기념하는 ‘3·15대로’는 다행히 지정돼 있다. ‘3·15대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광장에서 의창구 소계광장으로 이어진다. 또 마산합포구 오동동에서 마산중부경찰서까지 ‘민주화 거리’도 지정돼 있지만 부마의 길, 부마대로 등 부마항쟁과 관련한 명예도로는 없다. 더욱이 부산 금정구청이 지난 9월 부산대학교 정문 앞 도로에서부터 도시철도 부산대역까지 440m 구간을 ‘10·16부마민주항쟁로’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해 마산의 입장에서는 상실감이 더욱 커졌다.

    부마항쟁을 기념하는 명예도로 지정은 크게 어렵지 않아 항쟁 당사자 단체와 창원시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빨리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명예도로는 지정신청을 받거나 지자체 자체 판단으로 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과 각종 심의절차도 있겠지만 부마민주항쟁의 희생과 대의를 기리자는데 누가 다른 생각을 갖겠는가. 때마침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서도 부산 쪽에서 부마항쟁 명예도로를 만든 만큼 마산 쪽에도 명예도로가 빨리 만들어지기 위한 계획을 세워 창원시에 신청하겠다니 창원시의 전폭적 협조와 빠른 행정절차가 있기를 주문한다. 명예도로 구간과 세부 사항에 대해 창원시와 당사자 단체가 잘 논의해서 역사적 대의에 걸맞은 ‘부마항쟁 명예도로’가 탄생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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