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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독수리 놀이터 고성 기월리 들판-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12-04 07: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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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에서 독수리는 해마다 겨울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다. 고성읍 기월리 들판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들판 위를 유유히 날아다닌다. 각자 서식처가 따로 있는지 주로 오전에 기월리 들판으로 모였다가 오후가 되면 어디론가 날아간다.

    흔히들 독수리를 ‘하늘의 제왕’이라 부른다. 수리류 중에서 가장 크고 강한 맹금류이기 때문이다. 긴 날개를 펼치고 날갯짓 한번 없이 바람을 타는 독수리를 보면 왜 하늘의 제왕이라 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독수리는 죽은 짐승을 먹을 뿐 사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기월리 들판에서 관찰한 독수리들은 까치나 까마귀가 옆에서 울어대거나 먹을 것을 빼앗아 먹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쫓기는 경우도 종종 있어 하늘의 제왕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체면을 구기곤 한다.

    처음부터 고성읍 기월리 들판이 독수리들의 놀이터였던 것은 아니다. 독수리들이 경기 파주, 연천 등 더 가까운 지역을 놔두고 이곳까지 내려와 월동하는 이유는 한국조류협회 고성군지회 김덕성 지회장의 애정 덕분이다.

    ‘독수리아빠’로 불리는 김 지회장은 벌써 25년째 독수리 밥을 챙기고 있다. 미술 교사였던 김 지회장은 월동하는 독수리가 농약에 중독된 오리를 먹고 죽은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비를 털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돼지나 소 부산물을 월동하는 독수리에게 주기 시작했다. 초반에 200마리 남짓 머물던 독수리는 해가 갈수록 늘다가 500~600마리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고성군은 올해로 4년째 독수리 생태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50m 이내에서 독수리를 관찰할 수도 있고 독수리 모형을 만들어 간직할 수도 있다. 독수리와 체험 활동하는 모습들을 찍어 나만의 탐조 사진첩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고성읍 기월리 고성생태체험관 일원에서는 ‘독수리 생태축제’가 열렸다. ‘새와 생태관광’이라는 주제로 학술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들로부터 새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듣기도 하고 다친 독수리를 치료해 하늘로 보내주기도 했다.

    천연기념물 제243-1호이면서 멸종위기야생동물Ⅱ급인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서식하는데, 매년 200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몽골에서 북한을 경유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이 중 가장 많은 개체인 800여 마리가 고성에서 겨울을 보낸 후 몽골로 되돌아간다. 고성군은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관광 도시 고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더 다양한 독수리 생태 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제 독수리는 공룡과 더불어 고성을 대표하는 동물이 됐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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