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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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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새해의 결심 ‘큰 바위 얼굴’ 닮아가기- 오덕성(우송대학교 총장)

  • 기사입력 : 2024-01-11 19: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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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래피드시 남쪽에 위치한 러시모어산에는 미국을 빛낸 4명의 대통령(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4명의 대통령 조각상은 미국 시민들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의 관광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부터 노예해방을 이끌어낸 링컨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도 친숙한 얼굴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위인들의 얼굴이다. 이러한 러시모어산의 석상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 읽었던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 떠오른다. 미국의 작은 마을에 거대한 얼굴 모양의 바위산이 있었고, 언젠가 큰 바위 얼굴과 똑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이 마을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다림을 주었다. 소년 어니스트는 평생토록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인을 만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위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년에서 노인이 될 때까지 부자, 장군, 정치가, 시인들이 마을을 방문하여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사라지고 잊히는 얼굴이 되었다. 어느덧 노년기에 들어선 어니스트가 마을 사람들 앞에서 지역의 앞날을 이야기하던 중, 마을 사람들은 햇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큰 바위 얼굴과 닮은 모습을 보고 어니스트가 ‘큰 바위 얼굴’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자신보다 더욱 훌륭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뜬다. 어린 시절부터 ‘큰 바위 얼굴’을 보면서 희망을 품고 살았던 어니스트는 자신이 위인이 되기보다는 그 모습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품고 있었다. 마을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실천하는 행동들이 결국, 어니스트가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가게 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 올해는 ‘나’ 중심의 시각에서 내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 중심, 즉 ‘우리’라는 시각으로 바꾸어 보려고 한다. ‘큰 바위 얼굴’처럼 큰 꿈은 아니지만 이타적인 삶을 통해 나와 주변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한 해를 살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가기를 바라며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삶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어니스트가 마을 사람들을 위한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것처럼 우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실천해야 한다. 정년퇴직자들의 재능기부, 가족이 함께 사회봉사에 참여하거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등 ‘우리’ 중심으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계획과 동시에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매년 새롭고, 달성하기 어려운 계획을 한두 개쯤 세울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관심을 가져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계획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계획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셋째, 함께 갈 수 있는 친구와 동료를 구해야 한다. 개인주의가 만연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혼자의 힘으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일을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꾸준히 진행하기에도 어려울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나와 뜻이 맞는 친구, 동료, 또는 단체의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가는 삶은 장기간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삶의 태도를 바꾸어 우리 마음속에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가려는 소망을 품고 한 걸음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오덕성(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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