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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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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우윳값에… 동네 카페 사장님도 라떼 찾는 손님도 한숨

지난해 대비 가격 9.7% 상승
일부 카페·프렌차이즈 가격 인상
손님 발길 끊길라 ‘노심초사’

  • 기사입력 : 2024-02-05 21: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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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까지 견뎠지만, 우윳값을 비롯해 재료비가 너무 크게 올라 버티다 못해 음료값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0)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방문한 그의 카페에는 “좋은 커피를 비교적 저렴하게 제공해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사용하고 있는 우유 및 재료비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적힌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다.

    그는 “지난해 3차례 우윳값이 올라 지금은 10% 정도 더 비싸졌다. 대다수 손님이 직장인이라 인상을 안 했지만, 결국 300원 정도 올리기로 결심했다”며 “우윳값 등 재료비 인상만큼 하려면 가격을 더 올려야 하지만, 손님들이 줄 수도 있고, 부담을 많이 느끼실 것 같아 300원으로 정했다. 우유뿐만 아니라 임대료, 인건비 등 모든 게 오른 상황이다”고 말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유대영씨는 “우윳값이 작년과 비교해 올해 10% 정도 더 올랐다. 재료비가 올랐지만, 주 손님이 직장인이고, 다른 커피 사업도 진행하기에 쉽게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비교적 저렴한 멸균우유가 있지만, 고소한 맛이 많이 떨어져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카페 사장은 “멸균우유 경우 맛의 차이가 크게 난다. 사용한다면 손님들이 금방 알아차리고 카페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카페 납품용 우유도 일반 시중에 파는 우유보다 15% 정도 저렴하지만, 맛 차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값을 올려야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멸균우유는 높은 온도에서 무균 포장한 것으로, 일반 우유와 영양분이 같으면서도 유통기한이 길고 가격이 50%가량 저렴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음료값 인상이 이뤄졌다. 커피빈은 지난달 24일부터 카페라떼나 아이스 블랜디드 음료 등 일부 우유가 들어가 메뉴 가격을 평균 100원 인상했다. 스몰(S) 사이즈 기준 카페라떼는 기존 5800원에서 5900원, 바닐라라떼는 6300원에서 6400원 등 올랐다. 저가 커피프랜차이즈 더리터도 원부자재, 인건비 등 증가로 메뉴 가격을 평균 400원 올렸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컵 커피도 가격이 올랐다. 할리스 컵 커피는 기존 2900원에서 3000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커피값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직장인 이모(37)씨는 “얼마 전 프랜차이즈 카페에 갔다가 라떼류가 가격이 오른 것을 보고 좀 놀랐었다”며 “몇백 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커피값까지 인상돼 부담된다. 그래서 테이크 아웃할 때는 저가 카페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주희(22)씨는 “원래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모든 물가가 오르다 보니 커피 소비를 줄이고 있다. 편의점 커피나 테이크 아웃점을 이용해 도서관에 자주 가고 있다”고 했다 .


    우유 가격이 오른 것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와 낙농계로 꾸려진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10월 음용유용 원유 공급 가격을 ℓ당 88원,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87원 인상했다. 이에 서울우유는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ℓ) 출고가를 대형 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해 대형마트에서 2900원대로 올랐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동원에프앤비도 흰 우유 등 유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빙과업체인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 등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제히 인상에 나섰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흰 우유(1ℓ) 가격이 지난달 27일 도내 기준 304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74원)보다 약 9.73%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118.13)는 전년 대비 9.9%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의 최고 수치다. 또 우유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6%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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