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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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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MZ세대 사로잡은 ‘사투리’

빵 터지는 갱상도 사투리 함 보까예

  • 기사입력 : 2024-02-21 20:49:53
  •   
  •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서
    미디어 사투리·가짜 사투리 등
    다양한 사투리 콘텐츠 인기
    능력고사·듣기 평가도 흥행

    구수한 말에 재미까지 더해
    젊은 세대 사이 공감대 형성
    일부 지자체서는 SNS에
    사투리 소개해 지역 홍보도


    최근 MZ세대에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사투리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정 단어나 문장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사투리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려주는 영상부터 ‘미디어 속 사투리는 진짜가 아니다’라며 미디어 사투리의 기강을 잡겠다고 나선 콘텐츠도 있다. 나아가 어색하거나 경상도에서는 쓰지 않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경상도 사람임을 호소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영상도 높은 조회 수를 구가하고 있다.


    ◇“미디어 사투리 기강 잡으러 왔어예”= 지난 20일 종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배우 이기광은 드라마상 경상도 출신임에도 사투리도 표준어도 아닌 애매모호한 억양을 사용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몰입도가 깨진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에서 강민지씨는 미디어 속 사투리를 바로잡겠다며 ‘경상도 사투리 특강’ 콘텐츠를 만들었다. 영상에서 강씨는 “미디어가 사투리를 너무 과장되게 표현한다. 이 과장된 사투리는 미디어 사투리다”라고 칭하면서 “조금 힘을 빼고 적당히 강세를 넣으라”는 조언을 해준다.

    일례로 ‘오빠야’ 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말이 오빠야지 보통 오빠야라 하지 않는다. 오빠! 오빠! 오빠야! 이렇게 그냥 말을 던진다”며 단순한 호칭 정도라고 말한다. 또한 대구와 부산 사투리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많은 경상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해당 콘텐츠는 업로드 3주 만에 조회 수 177만회를 기록하는 등 소위 대박이 났다. 인기에 힘입어 올라오는 후속 영상들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에서 업로드한 ‘사투리 특강’.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에서 업로드한 ‘사투리 특강’.

    ◇“경상도 호소인 논란? 할말은 해뿔라예”=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만든 일명 ‘경상도 호소인’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에서 개그맨 이용주씨는 어색한 경상도 억양과 함께 가짜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쓴다. 예컨대 ‘맛있다’를 경상도에서는 ‘맛꿀마’로, ‘졸리다’를 ‘잠이 깔끼하네’라고 한다고 하면서 경상도 사람임을 호소한다. 최근에는 경상도 호소인에서 세계관을 확장해 경상도 호소인이 경상도 여행을 한다는 ‘경상도 여행기’ 영상으로 유튜브 구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개그맨 신규진씨가 소개하는 상황별 경상도 사투리./유튜브 캡처/
    개그맨 신규진씨가 소개하는 상황별 경상도 사투리./유튜브 캡처/

    ◇“‘배달 좀 빨리 해주세요’를 충청도 사투리로 하면?”= 이 밖에도 개그맨 김두영씨가 출연해 ‘음식이 맛 없을 때’, ‘식당에서 소주 한 병을 추가로 주문할 때’, ‘충청도식 돌려말하기’ 등 상황별 충청도 사투리 표현을 소개하는 영상들도 수백만 조회 수에 이른다. 창원 출신인 개그맨 신규진씨가 소개하는 ‘떨어지니까 조심해를 경상도 사투리로 하면?’, ‘경상도 아빠들 전화받을 때 특징’ 등 상황별 경상도 사투리 영상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투리의 맛과 함께 재미까지 가미되면서 해당 사투리를 쓰는 젊은 세대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반응이다.

    학창시절을 경남에서 보내고 현재 서울에서 직장 생활 중인 김미나(30)씨는 “미디어 속 어색한 사투리를 들으면 우리는 저렇게 안 쓴다고 푸념하곤 했었는데 그 부분을 흥미롭게 짚어주니 속이 후련했다”며 “주변 지인들은 경상도 사투리 관련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올 때마다 저를 태그해서 보여주곤 하는데, 공감이 돼서 재밌다”고 말했다.

    경상도 사투리 능력 평가 화면.
    경상도 사투리 능력 평가 화면.

    ◇“아가 와그래 깰받노. 다음 문장을 올바르게 해석한 것은?”= 사투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사투리 능력고사’, ‘사투리 듣기 능력 평가’도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각자 문제를 푼 뒤 시험 결과를 카카오톡 등 SNS로 공유하면서 서로 답을 맞춰보며 사투리를 즐긴다. 경상도를 비롯해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등 각 지역별 사투리 능력고사가 마련돼 있다.

    박민영(27·김해시 내동)씨는 “경상도 토박이인데 경상도 사투리 능력고사를 쳐보니 거의 반타작했다”며 “최근에 주변에서 카카오톡으로 공유해줘서 문제를 풀게 됐는데, 틀린 문제는 친구들한테 물어보면서 알게 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사투리 대세에 힘입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고유 사투리를 소개하면서 사투리와 함께 지역을 알리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최근 충청도 사투리 원형이 많이 남아있는 서산 사투리를 알려주는 카드뉴스를 SNS에 올리고 있다. ‘서산 사투리 한 번 알아봐유~’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로 ‘가장자리’를 뜻하는 ‘가뗑이’, ‘먼지’를 의미하는 ‘탑세기’, ‘밉살맞다’라는 뜻을 가진 ‘미깔맞다’ 등을 소개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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