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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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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떤 이유든 의사가 환자에 등 돌려서는 안된다

  • 기사입력 : 2024-03-03 18: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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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한 내 업무 복귀를 하지 않은 전공의를 보는 국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복귀 시한인 지난달 29일이 지나고, 3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하니 환자를 등진 모습에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전국적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경남의 경우 전공의 478명 중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석한 도내 의사는 최대 400~500명으로 추산됐다. 경남의사회가 동원한 단체버스 7대와 개별적으로 상경한 인원을 합친 것이다. 전국적으로 기한 내 복귀한 전공의는 수련병원 기준 4.3%에 그쳤고, 도내는 오히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경상국립대병원에는 5명이 늘었다 한다.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 투쟁을 벌이는 것은 일반 노조의 불법 파업보다 훨씬 심각하다. 자동차 파업이나 금속노조 파업과는 비교될 수 없는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파업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을 뿐더러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다. 정부가 4일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본격적인 행정처분과 사법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지켜볼 일이지만, 기한내 복귀하지 않고 환자를 돌봐야 된다는 본분을 망각한 의료인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파업과 대규모 집회만 하면 ‘없던 일’로 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거의 보름이 다 돼 간다. 정부와의 타협과 대화는 마다한 채 무작정 의대 증원 정책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계속적인 갈등만 증폭하는 일이다. 의료인력 확대 정책에 환자를 내팽개치며 파업과 집회 등 이렇게까지 해야 할 문제인지 진지한 고민과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의 집단 행동에 따른 전공의들의 열악한 상황 등 고충은 이미 알려졌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도 정부가 필히 해야 할 일이다. 증원 문제는 심도 있는 검토로 합리적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어떤 이유든 의사가 환자에 등을 돌려 요구가 받아지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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