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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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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남 로스쿨 반드시 설치되어야- 추신영(전북대학교 로스쿨 교수)

  • 기사입력 : 2024-04-07 1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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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27년 동안 단 1명도 늘리지 못한 의대정원을 대폭 늘리는 의료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의사가 사람의 몸을 치료하는 역할이라면 변호사는 사회적 의사로서 국민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첨병 역할을 하는 고매한 직업이다. 그런데 인구 330만의 경남과 100만의 울산의 상황은 어떠한가. 전국 대부분의 광역단체가 갖고 있는 로스쿨이 없는 대표적인 광역단체들이다. 경남에 반드시 로스쿨이 설치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남은 지역총생산의 규모가 수도권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큰 지역이다. 대한민국의 심장과도 같은 메트로폴리스라인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이다. 경남의 로스쿨은 도내 기간산업과 연계된 글로컬한 전문법조인을 양성하여 지역과 국제화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경남 로스쿨 설치의 당위성은 통계가 증명하고 있다. 2024년 3월 현재 전국 개업 변호사 2만9448명 중 경남의 변호사는 411명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총인구수 대비 등록변호사 숫자도 인구 1만명당 전국평균은 5.74명인데 반해 경남은 1.33명에 불과하다.

    셋째 도내대학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된다. 지역대학 내 로스쿨 미설치는 도내 출신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외부유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15조 및 시행령 제10조 제3항은 권역별 지역할당에서 같은 권역 내 로스쿨은 그 권역 내 대학졸업생의 15%를 의무적으로 뽑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법조인의 꿈을 꾸는 지역출신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지역대학을 선호하게 하는 유인책이 되고 있다.

    넷째 인구나 경제규모, 법원규모, 행정기능 등에 비추어 경남에 초래될 법률전문가 공백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 경남로스쿨 출신자가 경남도에서 공무원으로, 토지주택공사에서 토지주택분야 전문변호사로, 방위산업계약 전문변호사로, 해양조선이나 항공우주분야의 과학형 전문변호사로 일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조업이 많은 경남의 특성에 맞춰 근로자의 권익보호에 특화된 산업재해 및 노동사회법 법률가 양성을 목표로 로스쿨이 설치될 수도 있다.

    다섯째 거점국립대에 대한 배려와 관련하여, 로스쿨 인가 당시 평가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평가영역에서 교육, 연구, 시설 등에 대하여 기계적인 평가를 하고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여 설치 학교와 입학정원을 결정하였다. 당시 평가점수에서 수도권 외 권역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있던 거점국립대학교가 두 학교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한 학교는 지역안배의 명목으로 인가를 받았고, 경남의 거점국립대인 경상국립대학교만이 빠지게 되었다.

    최근 총선정국에서 여야가 앞다투어 경남 로스쿨 설치 공약을 내놓고 있어서 다행이다. 정부도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에 따라 로스쿨 문제를 다시 환기해 주기를 바란다.

    추신영(전북대학교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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