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학생들 학업 이어가길” 아들 떠나보낸 부모, 대학에 1억 기부

  • 기사입력 : 2024-04-08 20:40:24
  •   
  • 창원대 경영학과 다니던 손성혁씨
    작년 취업 준비 중 심장마비로 떠나
    2대 독자 꿈 위해 부모님 기부 결심
    대학 첫 명예졸업장 고인에게 수여


    2대 독자 늦둥이를 심장마비로 떠나보낸 부모가 아들이 다니던 대학에 1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국립창원대학교는 8일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고 손성혁 학생 대학발전기금 기탁식’과 ‘명예 졸업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단과대 경영대학 앞에는 성혁씨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 나무가 심겼다.

    8일 국립창원대학교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고 손성혁씨 아버지 손명동(오른쪽 세 번째)씨가 박민원 총장(오른쪽 네번 째)에게 발전기금 1억원 기탁증서를 전달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8일 국립창원대학교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고 손성혁씨 아버지 손명동(오른쪽 세 번째)씨가 박민원 총장(오른쪽 네번 째)에게 발전기금 1억원 기탁증서를 전달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지난 2019년 창원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성혁씨는 취업 준비 중이던 지난해 12월 21일 심장마비로 23세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손명동(61)씨는 38세에 얻은 늦둥이이자 2대 독자를 허망하게 잃은 충격에 큰 슬픔에 잠겼다. 손씨는 이내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손씨는 아들이 다녔던 창원대에, 아들 이름으로 대학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하기로 했다.

    고 손성혁씨./연합뉴스/
    고 손성혁씨./연합뉴스/

    이번에 기탁한 1억원은 지난해 2월 26일 오랜 직장인 신협에서 퇴직한 손씨가 아들의 경제적 자립심을 심어주기 위해 퇴직금 중 일부를 모아둔 것이었다.

    이날 기탁식에 참석한 손씨는 “하나뿐인 아들 중심으로 인생을 살다 보니 주변의 어려운 사람이나 취약계층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며 “우리 아들은 부족함 없이 컸지만, 공부는 하고 싶은데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친구들에게 크진 않지만 도움을 주고 싶어 아내와 의논해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박민원 총장은 고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창원대 개교 이래 첫 명예졸업장이다.

    박 창원대 총장은 “명예졸업장을 받은 손성혁 학생은 이제 창원대의 별이 됐다”고 고인을 기렸다.

    친구들은 성혁씨를, 주변을 잘 챙기는 친구로 기억했다. 경영학과 동기인 김은호씨는 “성혁이는 과묵하면서도 늘 따뜻했다”며 “학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맡은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주변 친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정말 착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함께 다닌 김성수씨는 “성혁이보다 1년 늦은 코로나 시기에 입학해 학교에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성혁이는) 힘든 점을 공유하던 몇 없는 친구 중 한 명이었다”며 “성혁이를 보내려 하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글·사진= 김태형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태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