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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개헌론 부상과 정계개편

  • 기사입력 : 2002-07-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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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이인제 의원이 5일 프랑스식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조기 개헌을 촉
    구하고 나섬에 따라 개헌논의가 정치권을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격화되고 있는 개헌 추진 움직임은 정치권을 개헌 찬성론과 반대론으
    로 양분함으로써 「반창-비노反昌-非盧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의 토양으
    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헌 주장의 공통된 배경은 노태우 김영삼 두 전직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친인척 비리와 부패 스캔들, 국가리더십의 붕괴가 되
    풀이되는 근본원인이 현행 헌법의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다는 점이다.

    ▲이인제 주장과 민주당내 반응 = 이 의원의 개헌주장은 충청·중부권을 중
    심으로 한 계보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인
    박상천 최고위원과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중도개혁포럼 회장 정균환 총무
    의 주장과 기본적인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인제 의원은 5일 기자회견에서 『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 장기집권
    저지라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지만, 국가리더십의 붕괴와 정치부패를 몰고
    온 실패한 헌법』이라고 못박았다. 정균환 총무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
    연, 『레임덕, 친인척비리, 부정부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권력
    이 한곳으로 몰린 제왕적 대통령제 대신 분산적 권력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정
    치부패를 근절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과 정 총무는 개헌론을 신당 창당을 위한 매개라기 보
    다는 민주당의 외연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인
    제 의원 등 여타 개헌론자들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측 반응 = 개헌론이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와 당권파의 긴장도가 높아졌고 한나라당과 이회창 대통령후보 역시 예민
    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집권후권력구조 개편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즉각적
    인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도 이날 개헌론에 대해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
    기가 아니며 어느 정권이 집권하든 다음 정권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도 『민주당의 공식기구에서 개헌 얘
    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뭔가 큰 틀의 음모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이 든다』며 개헌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노 후보는 『현행 헌법에 이미 분권의 정신이 담겨있으며, 개헌보다는 어
    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연내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원집정부제는 권력을 분리하는 취지는 맞지만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며 내각과 대통령이 싸워서 조화를 못 이룬다』고 비
    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노 후보측은 민주당내에서부터 불거진 개헌론이 8·8 재·보선후 후보교
    체론과 맞물려 결국 노 후보를 제외하고 「새 판」을 짜려는 포석이 아니냐
    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특히 노 후보와 이 의원은 개헌론을 둘러싸고 상대방을 겨냥한 고도의 신
    경전을 펼치고 있다.
     노 후보는 이 의원의 개헌주장이 있은 뒤 『개헌이 꼭 된다고 생각하고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으며 정치적 여건이 연내 개헌은 가능하지 않다
    는 것이 명백하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달려 추진할 경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유종필 공보특보도 개헌론에 대해 『각자의 정략적 목적에 너무 매달려있
    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민주당 외 입장 = 당밖에서는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개헌론은 또 이인제-박근혜-김종필-정몽준의 소위 「IJPM」 4자 연대의
    공통분모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고 실제로 이인제, 박근혜, 김종필 3
    자는 개헌에 적극적이다.

     다만 정몽준 의원은 지난 4일 『지금 개헌을 거론하는게 적절한 시기인지
    는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밝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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