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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거제도(巨濟島) 휴가기 - 박동철 (논설 고문)

  • 기사입력 : 2008-08-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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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남해안 중심에 위치한 우리나라 제2의 섬 거제도(巨濟島).

    우람한 산봉우리와 수려한 포구를 품고 남해바다에 떠 있는 유서 깊은 섬 거제도에 여름 휴가의 기회가 있었다. 다도해의 깊은 물에 뿌리를 내리고 풍광을 자랑하는 거제도에는 바람도 쉬어간단다. 그래서 여름이면 여전히 휴가 인파들이 몰리고 있다. 근년 들어 삼성과 대우조선의 호경기로 지역 주민소득이 가장 높은 보물섬으로 불린다. 유난히도 선비들의 유배가 많았던 역사의 고장이며, 또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승리의 터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선 산업화로 어촌이었던 섬에 인구가 21만을 넘어섰다. 지난 71년 7월 8일 역사적인 거제대교 개통으로 이제 거제도(巨濟島)의 이름을 버렸지만 곳곳에 ‘섬의 향기’는 살아 있다.

    휴가 목적지가 남부면 끝마을이라 남쪽 국도를 달리는 동안 차창으로 달려드는 바닷바람은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쾌함 그것이었다. 섬 둘레 414㎞의 큰 면적 내륙에는 온난 해양성 기후에서 잘 자란 해송 동백 등 섬나무들이 즐비하다.

    ‘동백꽃 그늘 여지러진 바위 끝에 미역이랑 까시랑 캐는 아이….’ ‘거제의 노래’ 가사에서 보듯 아름다운 산세와 청정 바다가 어우러진 고장임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남부를 돌아 북쪽으로 들어오면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옥포 대우조선해양의 우람한 골리앗 크레인들이 바다로 연계해 줄을 섰고 조선기자재 공장들이 고현읍 삼성조선 단지까지 꽉 차 있다. 이곳이 오늘의 ‘발전 거제시’를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섬 중심부 산봉우리를 갈라 산북(山北)과 산남(山南)으로 두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오늘의 거제도다.

    삼성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양대 조선사는 우리나라 2·3위 조선기업이자 세계 조선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다. 양대 조선기업이 아름다운 섬 거제도를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만들었다. 거제시청이 있는 고현읍은 이미 대도시의 기상을 품고 있다. 주민소득 3만달러가 넘어선 ‘과소비 도시’로 지칭될 만큼 호경기의 상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잘사는 거제시라 불릴 만큼 도시 기반과 문화 관광 인프라가 돋보인다. 고현읍을 중심한 북거제는 엄청난 도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나타난다. 개발과 자연의 두 얼굴을 하고 있는 거제도의 미래를 지금쯤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밀쳐오른다. 아직 자연이 살아있는 남부 해안에 러브호텔과 펜션들이 무차별 난개발되고 있는 모습이 눈에 걸린다. 북거제의 도시지역에서 생겨나는 향락문화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잠식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 도심 고현읍에는 향락업소가 전국 으뜸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단다. 남자 접대부를 두고 있는 여성 전용 유흥업소가 많고 거제로 전국 원정고객을 불러들이는 변태 유흥문화가 많다는 곳이다.

    개발과 자연 문화를 조화롭게 발전시켜 가는 ‘관광도시 거제’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거제도 발전의 핵심은 자연을 사랑하는 주민의 정서와 문화에 달려 있다. 그러나 거제도의 비전에 검은 구름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걱정을 버릴 수 없다.

    거제도는 경남의 남해안 중심에 있다. 경남도가 미래 비전으로 내건 ‘남해안 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2008년 6월 마창대교가 개통되었다. 2010년 거가대교가 연결되고 2015년께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 남해안의 경제 문화 관광 인프라가 완벽해진다. 이러한 꿈속에 경남의 비전 프로젝트는 진행될 것이다.

    거제도가 ‘특별자치시’의 꿈을 꿀 만도 하다. 특별한 자연관광 도시로 날개를 달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남해안 시대를 이끌고 한반도 남단에 ‘두바이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비전 프로젝트를 그려나가야 한다. 불협화음의 양면의 도시 발전을 깊이 진단하고 새로운 거제도의 발전 패러다임을 찾아야 할 때라고 본다.

    금요칼럼

    박 동 철 논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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